인식된 것은 진짜일까 거짓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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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241호 발행인 인선(강재훈) 발간일 2019-12-01 신문면수 4면 카테고리 지혜 서브카테고리 -페이지 정보
필자명 - 필자법명 법선 필자소속 - 필자호칭 - 필자정보 법선 정사 리라이터 -페이지 정보
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20-05-21 03:50 조회 5,195회본문
심뽀 이야기 2
우리는 보고, 듣고, 냄새 맡고, 맛보고 감촉하며 대상을 인식하고, 경험으로 축적이 된다. 그리고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사물을 객관화 시키고 객관화 시킨 사실들은 진실로 받아들인다.
물이 네가지로 인식되는 일수사견과 원효스님의 이야기를 통해 하나의 대상이 객관자(심보)에 의해 다양하게 인식됨을 보았다. 이번에는 감각기관을 통해 인식되어진 사실은 진짜일까? 거짓일까? 다양하게 인식되어지는 사실들이 오류일수 있으며, 객관적인 사실이 아닐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두려운 마음으로 산길이나 시골길을 걷고 있는 사람이 있는데 갑자기 하얀 소복을 입은 귀신이 나타나 혼비백산하여 집으로 돌아오고 난 다음날 다시 그 자리에 갔더니 나무줄기에 하얀 천이 걸려 귀신으로 착각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또 길가에 새끼줄을 뱀으로 착각하거나 백주대로에 편안한 마음으로 길을 가고 있는데 정말 뱀이 나타났더라도 그것을 새끼줄로 인식한 경험도 있다. 그것을 인식하는 사람의 마음과 주변의 상황에 따라서 극단적인 인식의 오류를 범할 수 있는 경우가 있다. 더욱이 대상에 대한 이러한 잘못된 인식은 곧 행동으로 나타나게 되며, 하얀 천을 보고 귀신으로 착각하거나 새끼줄을 보고 뱀으로 착각한 사람은 겁을 먹고 황급히 도망치다가 낭떠러지에서 떨어져 죽을 수도 있으며, 뱀을 보고 새끼줄로 잘못 판단한 사람은 새끼줄을 잡는다고 했지만 결국 뱀에게 물리는 결과를 가지고 올 수도 있다.
우리들의 인식이 곧 행동을 결정하기 때문이며, 경우에 따라서는 누구도 예상 할 수 없는 상황이 될 수 있다. 그러므로 우리들의 인식작용에 의해서 행위가 결정되며, 이 행위를 통하여 행복과 불행이 성립될 수도 있다.
이 이야기는 우리가 삶을 살아가면서 이 세상과 수없이 부딪히는 사물들에 대해서 과연 얼마나 정확한 인식을 하고 있으며, 얼마나 대상을 바르게 바라보고 삶을 영위하고 행동하고 있는가라는 사실을 한번쯤 되돌아 볼 수 있게 하며, 마음의 중요성을 일깨워 준다. 대상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대상을 인식하는 마음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불교에서는 인식주관에 따라서 변화하는 허망한 대상에 집착하지 않고, 자신의 내면적 수양과 지적 성찰을 통해서 대상을 바르게 보려고 노력하는 수행자의 입장을 중요시 한다.
흔히 우리는 잠에서 깨어나 하루의 일정에 따라 살아가면서 우리는 이것저것 보이는 그대로가 실제의 사실이라는 점을 의심하지 않는다. 그래서 눈에 보이는 그 사실에 놀라기도 하고 슬퍼하거나 즐거워하기도 하는 느낌을 겪으며 살아간다. 과연 경험이 진짜와 가짜를 판별하는 믿을만한 수단일 수 있을까? 실제로는 경험에 의존하여 대상을 판별하는 우리의 습성이 오히려 우리를 계속 착각 속에 빠뜨린다고 말할 수는 없을까?
우리가 인식하고 판단하는 것은 먼저 자신의 생각을 갖고 대상을 보게 되면, 있는 그대로의 대상을 보지 못하고, 자신의 견해에 입각해서 대상을 보게 되며, 자신에게 보여 지는 것은 그 대상의 본래 모습과 다르게 왜곡된다. 이처럼 인식하는 사람은 자신이 대상을 있는 ‘있는 그대로 아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본래는 자신의 마음에 의해서 대상을 ‘분별해서 알게 되어 진 것’으로 의심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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