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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마경에 나타난 생태사상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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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297호 발행인 우인(최명현) 발간일 2024-08-01 신문면수 10면 카테고리 종합 서브카테고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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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명 한주영 필자법명 - 필자소속 불교환경연대 필자호칭 사무총장 필자정보 - 리라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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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24-08-06 15:16 조회 474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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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글: 생명살림경전이야기 (23회)

유마경에 나타난 생태사상2

수보리여, 음식에 대해 평등할 수 있으면 모든 것에 대해 평등할 수 있으며, 모든 것에 대해 평등할 수 있으면 음식에 대해서도 평등하게 됩니다. 이와 같이 걸식을 할 수 있다면 가히 이 음식을 먹어도 좋습니다.

<유마경 제3 제자품> 중에서


음식에 대해 평등하다는 말은 이 음식이 맛있는 음식인지, 재료가 무엇인지, 누가 준 음식인지 등을 분별하지 않고, 그에 따라 좋아하고 싫어하는 마음을 내지 않는 것을 뜻하리라. 누구나 다 좋아하는 음식이 있고 싫어하는 식재료가 있다. 이런 맛과 음식에 대한 차별심을 갖는 것과 마찬가지로 일상에서 좋아하고 싫어하는 무수히 많은 경계와 만나고 좋아하는 것을 추구하고 싫어하는 것을 밀어낸다. 이것이 12연기의 핵심인 명색 6입 촉 수 애, 취, 유의 과정이고 이로써 윤회하게 된다. 따라서 일체에 대해 평등한 마음을 갖기 위해서는 일상에서 알아차림이 중요하다. 좋아하고 싫어하는 양변을 여의어야 한다. 이것이 중도인데 중도가 이것도 저것도 아닌 중간을 말하지 않는다는 것은 잘 알 것이다.

오늘날 맛의 추구는 개인적으로는 비만이라는 성인병의 원인을 가져오기도 하고, 사회적으로는 육식의 증가로 인한 환경오염과 생태계 파괴라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전세계적으로 육류소비가 늘어나면서 가축이 증가하고 가축에게 먹일 사료작물을 재배하기 위해 아마존의 밀림이 사라지고 있다. 가축의 배설물은 생태계를 오염시켜 축산단지 인근의 강과 바다가 더 이상 생물이 살 수 없는 데드존이 되기도 한다. 

산업화 이후 화석연료 사용에 따른 온실가스의 증가로 인해 지구가 빠르게 뜨거워지고 있다. 이로 인해 빈하가 녹고 해수면이 상승하여 태평양 섬들이 바다에 가라앉고, 전 대륙에서 산불과 홍수 가뭄과 태풍 등 자연재해가 일상이 되고 있다. 올 6월, 전 세계는 사상 초유의 폭염을 겪었으며, 그 결과로 1,5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 이런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세계 각국에서는 2050년까지 배출되는 탄소와 흡수되는 탄소의 양을 같게 하여 대기 중 온실가스 농도를 더 이상 늘지 않는 탄소중립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배출량을 줄이고 흡수량을 늘리는 방법을 찾아서 실천해야 한다. 예를 들면 에너지를 절약하고 에너지원을 화석연료에서 바람과 태양과 같은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것이다. 또한 산림과 갯벌 해양 등 생태계를 보존하고 건강하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육식을 하면 가축의 배설물과 소와 같은 되새김동물의 방귀와 트림에서 메탄이 나오는데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온난화지수가 21배이상 높기 때문에 육식을 줄이는 것은 개인적으로 건강을 지키는 일이면서 아마존의 밀림을 지키는 일이고 생태계를 깨끗하게 하는 일이며 기후위기를 극복하는 일이 된다. 그러니 고기 맛에 탐착하지 않고 음식에 대해 평등한 마음으로 소박한 식사를 하는 것이 기후위기시대의 바람직한 식생활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고기를 먹지 않는 비건이라고 하여 ‘나는 고기를 먹지 않는다’는 상을 가지고 고기를 먹는 이를 비난하는 마음을 갖는다면 이 또한 평등한 마음이라 할 수 없다, 부처님과 제자들은 걸식을 하였다. 걸식은 내가 먹고 싶은 것을 찾아 먹을 수 없다. 주는 대로 먹는 것이다. 특히 부처님께서는 부자나 가난한 이를 차별하지 말고 차례로 걸식을 하도록 계율로 정하셨다. 부처님 당시에는 많은 사문들이 있었고 그들 중에는 고기를 먹지 않는 것을 중요한 수행의 하나로 여기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은 부처님과 상가에서 걸식을 할 때 고기나 생선 등을 가리지 않고 받아 드시는 것을 보고 비난하였다. 이에 부처님께서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모질고 잔인하고 등 뒤에서 험담하고

친구를 배신하고 무자비하고 오만하고

인색하여 어떤 것도 베풀지 않는 자들

이런 것이 비린 것이지, 육식은 비린 것이 아니다.

숫따니빠따 제2장의 두 번째 경 <마미간다 숫따_비린내> 중에서


그렇다고 부처님께서 모든 육식을 허용한 것은 아니다, 3정육이라고 하여 나를 위해 죽이는 걸 보았을 경우. 나를 위해 죽이는 걸 들었을 경우, 나를 위해 죽였다고 의심되는 경우가 아닌 고기만을 드셨다. 정육점이라는 말은 이러한 경전에서 유래한 말이라 할 수 있다.

그러니 선택할 수 있는 상황에서 고기를 선택하지 않는 채식위주의 식생활을 하되 채식주의에 집착하지 않고 주어진 음식을 먹어야 할 경우에는 유연하게 먹는 것, 그리고 음식을 먹기 전에 공양게송을 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맛에 탐착하지 않고 약으로 알고 먹는 것이 음식에 대해 평등한 마음을 갖는 것이리라.


이 음식이 어디서 왔는고 計功多少量彼來處

내 덕행으로는 받기가 부끄럽네 忖己德行全缺應供

마음의 온갖 욕심 버리고 防心離過貪等爲宗

육신을 지탱하는 약으로 알아 正思良藥爲療形枯

도업을 이루고자 이 공양을 받습니다. 爲成道業應受此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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