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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은 그대로이나 몸은 새털처럼 가볍게 됐다. 불공 잘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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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304호 발행인 록경(황보상민) 발간일 2025-03-01 신문면수 6면 카테고리 기획연재 서브카테고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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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25-03-10 14:52 조회 443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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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글: 종조 원정 대성사 일대기 (40회)

“마음은 그대로이나 몸은 새털처럼 가볍게 됐다. 불공 잘하라”

교의와 수행체계 역시 발전을 거듭했다. 밀교 수행의 궁극의 목표는 법신불과 하나가 되는 것이다. 내가 곧 부처라는 철저한 자각에서 출발하여 현재의 이 몸 그대로 현생에서 부처가 되는 것을 목표로 개인의 자성과 법신불의 진리를 합일하기 위해 삼밀가지三密加持 수행법을 닦는다. 


원정 대성사는 이를 ‘현세정화現世淨化 즉신성불卽身成佛’의 가르침으로 구체화했다.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고통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아무리 훌륭한 진리의 가르침이라 해도 가까이하기 어렵다. 환경이 순탄하지 못하면 불도수행도 여의치 못하기에 수행에 장애가 되는 것을 제거해야 한다. 밀교의 의례 가운데 재앙을 소멸하고 복을 부르는 현세이익을 추구하는 의례들은 성불이라는 원대한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하나의 과정이며 궁극적으로는 좋은 수행여건을 조성하여 중생을 성불로 이끌기 위한 방편이다. 질병과 재난 등 현실의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수행을 통해 심성을 순화하고 개인의 욕망을 승화하여 보다 높은 깨달음으로 나아가는 발심의 기회를 제공한다. 또한 개인의 고통은 사회 환경의 조건과 무관하지 않으므로 나라의 안정과 발전을 위해서도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원정 대성사는 항상 이 사회에 필요한 종교, 나라와 중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불교가 되어야 한다고 가르쳤다. 재난을 여의고 복을 이루며 세상 모두가 풍요롭고 안전하고 평화롭기를 기원함과 동시에 스스로의 불성을 밝혀 부처가 되기를 발원하라고 가르쳤다. 성불은 결코 특별한 존재만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머나먼 다음 생을 기약해야 하는 일도 아니므로, 지금 이 자리에서 성불할 것을 궁극의 목표로 설정했다.


즉신성불을 지향하는 고도의 차원 높은 수행법과 재난을 여의고 복을 이루는 현세이익의 의궤법을 나란히 놓음으로써 개인과 환경을 바르고 아름답게 가꾸는 현세정화와 스스로 불성을 자각하고 부처와 하나되는 즉신성불이 진언행자의 수행 목표임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육신의 소멸은 어쩔 수 없는 일이어서 칠순이 넘은 노령의 육체는 쇠약을 피할 수 없었으니, 법계의 불사는 남아 있어도 대성사는 세상의 인연이 다함을 느끼고 있었다. 육신은 물질이니 소멸의 인과를 따라가나 마음은 법신과 함께하여 법계에 그 원을 새겨 영겁을 거듭해 현전하는 법이라고 주변에 일렀다. 당시 스승들은 대성사로부터 더 많은 법을 전해 받고자 경을 보다 막히는 부분이 있으면 찾아와 묻곤 했다. 세세히 설명을 했으나 때가 됐음을 알아 안타까운 당부도 잊지 않았다.


“그건 이런 이치를 갖고 있는 것인데, 자네는 아직까지 그 뜻을 알지 못하니 이를 어찌할 터인가……”


대성사의 몸은 쇠하여가도 눈빛은 빛을 잃지 않았다. 병고의 고통 없이 시절 인연이 다했음을 알고 곡기를 물려 세간 인연을 정리하였다. 병원으로 옮겨야 할 때가 되어 주변 사람이 들것에 대성사를 들어 옮기자 이런 말로 안타까움을 대신했다. 


“이 육신으로 세상사 이런저런 일들을 했으나, 이젠 이렇게 제 몸 하나 가누지 못할 때가 왔구나. 마음은 그대로이나 몸은 새털처럼 가볍게 됐다.”


아쉬움은 남고 안타까움에 가슴 시린 날이 왔다. 인연은 잡고 싶어도 잡을 수 없으니 인생은 무상하나 가르침은 그치지 않고 천세를 넘어 억겁으로 이어질 것이다. 몸은 허깨비 같고 세월은 아지랑이 같아 잡을 수 없고 멸하는 슬픔을 받아들여야 하는 법이다. 1980년 9월 8일, 몇몇 스승과 교도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대성사는 마지막 법문을 남겼다. 


“불공 잘하라.”


평소의 가르침대로 짧고 강한 말이다. 태양은 사라지지 않고 빛은 우주에 가득하니, 세연이 다하는 순간에도 삼밀의 공덕을 당부하였다. 처음과 끝이 같고 세상에 온 뜻과 법계로 돌아간 원력이 흐트러지지 않았다. 한국 현대 밀교를 일으켜 법답게 위의를 갖추게 하고 정통 밀교를 바로세운 인연은 세상의 인연 74년을 끝으로 빛으로 돌아갔다. 법계가 다하도록 공덕은 무량하고 복덕은 무진하니 후세의 제자들과 스승들과 교도들이 그 은덕을 이어 진리를 구현할 바이다. 


대성사는 법계와 일체가 되어 지금도 가르침으로 머무시니 그 뜻을 받아 삼밀을 성취하고 세상을 위해 총지의 진리를 전할 것이다. ‘불공 잘하라’는 대성사의 가르침은 오늘도 그 빛을 잃지 않는다.


하루 동안 행복함은 새벽불공 함에 있고

칠일 동안 행복함은 자성불공 함에 있고

한달 동안 행복함은 월초불공 함에 있고

일년 동안 행복함은 새해불공 함에 있고

평생 동안 행복함은 불퇴전에 있느니라.

<종조 법설집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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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역삼동 불교총지종 본산 소재 원정기념관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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