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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과학과 불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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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296호 발행인 우인(최명현) 발간일 2024-07-01 신문면수 3면 카테고리 종합 서브카테고리 지혜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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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명 김태원 필자법명 - 필자소속 - 필자호칭 칼럼니스트 필자정보 - 리라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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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24-07-08 13:31 조회 34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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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과학과 불교

불교유식사상, 뇌과학 발전으로 입증

허블 망원경으로 불교의 수개념 확인


불교에 관심을 갖다보면 유식(唯識)사상을 만나게 됩니다. 대승불교를 구성하는 두 개의 큰 줄기가 중관(中觀)과 유식이라고 합니다. 아마 처음 만나는 용어가 유식삼성(唯識三性)인데 변계소집성(遍計所執性), 의타기성(依他起性), 원성실성(圓成實性)을 가리킵니다. 저의 경우 한자를 읽을 수는 있지만 의미는 알 수 없고 해설을 봐도 이해가 되질 않았습니다. 그나마 조금 도움이 되었던 책이 수십년전에 간행된 “불교의 심층심리”라는 일본학자가 쓴 유식에 관한 안내서였습니다. 그리고는 잊고 있었던 것이 다시 관심의 대상으로 떠오르는 계기가 된 것은 뇌과학을 접하면서 였습니다. 


우리가 사물을 보는 과정은 사물에서 출발한 빛이 우리의 눈을 통해 들어와 보는 것이 아니라, 우리 뇌의 기억속에서 본다고 생각하는 대상에 관련된 정보를 불러와 재구성하여 인식한다고 합니다. 말하자면 대상을 있ㄴ느 그대로 보는 것이 아니라 대상에 대해 이전에 저장된 기억을 바탕으로 보고 싶은데로 본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사물을 객관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이렇게 사물을 인식하는 것은 진화과정에서 생존에 유리한 방향으로 진화했기 때문입니다. 맹수가 우리에게 달려드는 것을 피하기 위해 맹수와 비슷한 모양이나 색깔이 일부 보이면 보이지 않는 나머지 부분을 기억속에서 가져와 완성시켜 인식하는 것이죠. 따라서 일부로 전체를 추론하는 과정이라 늘 맞지는 않지만 위험에 대비하도록 함으로써 생존 가능성을 높이게 됩니다. 


우리는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이 아니라 조작해서 본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내용이 불교의 유식에서도 말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변계소집성(遍計所執性)입니다, 이를 본래 없는 것을 범부의 망상(妄想)으로 추측을 통하여 있다고 집착하는 것으로 설명하는데 정확히 과학에서 말하는 인식작용과 같습니다. 


그리고 고정된 실체가 없고 다른 사물과의 관계에 의해 만물이 존재한다는 현대 과학의 주장과 같은 것이 의타기성(依他起性)입니다. 다른 사물에 의지해 존재한다는 말은 연기(緣起)의 또다른 표현인데 한 사물이 성립하는데 인(因)이 직접적 원인이라면 연(緣)은 간접적 관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나의 사물이 존재하는데 우주 전체가 관여한다는 것을 양자역학으로 설명하기도 하는데 유식에서는 이를 인연, 증상연(增上緣), 소연연(所緣緣), 등무간연(等無間緣)으로 세분해서 설명합니다. 이 의타기성은 만물이 어떻게 성립하는지를 말해주고 있다면 동시에 만물이 무자성(無自性)임을 밝혀주고 있기도 합니다. 그래서 공(空)이기도 합니다.


사람들이 동일한 사물을 바라보고 있지만 각자의 변계소집성에 의해 사람마다 다르게 인식하는데, 그 각자의 편견, 변계소집성을 비량(比量), 즉 비교해서 안다고 합니다. 그 편견이 없이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을 현량(現量)이라고 합니다. 즉 변계소집하지 않고 사물을 있는 그대로 인식하는 것을 원성실성(圓成實性)이라고 합니다. 


1990년 허블 우주 망원경이 우주에 쏘아올려져 수많은 정보를 우리에게 제공하면서 인류의 우주에 대한 인식을 혁명적으로 바꿔놨습니다. 불교에서 다루는 수의 단위로 항하사(恒河沙), 무량겁. 불가사의(不可思議)와 같은 말들이 과장이 아니라 현실에 존재하는 것임을 알게해주었습니다. 하나의 은하에는 수천억개의 별, 즉 항성(恒星)이 있고 그러한 은하가 우주 전체에 수천억개가 있으며 그 숫자는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항성 주위를 도는 지구와 같은 행성은 항성마다 여러개가 있으니 우주에 널려있는 별, 즉 항성과 행성의 숫자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입니다. 


상대성 원리나 양자 역학과 같은 물리학 이론이 얼마전까지 해당 과학자나 소수의 호사가들에게나 관심의 대상이었던 것이 지금은 대중의 상식이 되었습니다. 특히 젊은 세대일수록 이런것에 대한 이해가 깊습니다. 그래서 젊은 세대들이 스스로 불교신자라고 인식하지 않아도 불교적 세계관을 이해하는데 나이든 기성세대보다 훨씬 수월합니다. 세상이 온통 불교의 교리를 홍보하고 있는 모양이지요. 저는 관세음보살을 염하고 옴마니반메훔을 염할 때 오래되어 낡은 신앙이 아니라 가장 현대적인 가르침 속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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