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총지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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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선성취 | 산호 같은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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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총지종 작성일22-07-07 13:31 조회1,145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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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처님과 제자들이 탁발을 위해 길을 가고 있었다. 그때마침 더위에 지쳐 길가에 누워 숨을 헐떡이고 있는 개 한 마리를 본 제자가 부처님에게 물었다. “부처님 저 개는 전생에 어떻게 살았기에 개로 태어나서 저렇게 길가에서 숨을 헐떡이고 있습니까?” 제자의 질문을 받는 부처님은 이렇게 대답했다. “개처럼 살면 개가 된다. Saṅkhāra paccaya viññāṇa”


 삼천대천세계에 존재하는 모든 중생들은 깨달음을 얻어 열반을 얻기 전까지는 육도윤회를 계속하게 된다. 그리고 연기와 무아, 인과의 이치에 의해 자신이 행한 행위에 따라 다음생에 재생하여 새삶을 살게 된다.


“나”라는 존재는 고정된 실체가 없기 때문에 몸과 입과 뜻으로 행하는 행위에 의해 지옥에도 갈 수 있고, 천상에도 날 수 있으며, 깨달음을 통해 붓다도 될 수 있다. 내가 다음생에 어떻게 태어날 것인지 알고 싶다면 자신이 지금 어떻게 살고 있는지를 보면 된다.


 몇년전 오랜만에 대학후배들을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그때 한 후배가 나에게 하소연을 하기 시작했다. “선배, 세상 사는게 왜이렇게 힘들어요. 저는 아무도 없는 곳에서 조용하게 살고 싶어요. 그리고 다음생에는 그 누구의 간섭도 없고 눈치도 볼 필요가 없는 곳에서 살고 싶어요. 그래서 고요한 바다 속의 산호로 태어나고 싶어요. 선배, 산호로 태어날려면 어떻게 하면 돼요?”


 나는 갑작스러운 후배의 질문에 무심결에 대답을 하고 말았다. “다음생에 산호로 태어나고 싶으면 산호처럼 살면 된다.” 대답을 하고나니 나도 당황스러웠다. 대체 산호처럼 산다는게 뭘까? 후배가 나에게 산호처럼 사는게 어떻게 사는거냐고 물어볼까봐 걱정이 되었지만 다행히 후배는 더 이상 묻질 않았다.


 그렇게 후배들과의 시간을 보내고 새로운 화두를 안고 사원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산호처럼 산다는게 뭘까? 어떻게 사는 것이 산호처럼 사는 것일까?” 고민의 시간은 밤낮없이 계속되었다. 그리고 나름대로 정리를 하기 시작했다. “산호처럼 산다는 건 첫째, 몸으로는 행위를 최소화 하며, 둘째, 입으로는 말을 아끼며, 셋째,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대하든 마음이 흔들리지 않으며, 넷째, 나의 품으로 다가오는 사람들은 따뜻하게 감싸준다.”


 산호처럼 산다는 것에 대한 정리가 끝나자 든 생각이 “산호처럼 산다는게 나쁘지 않네!”였다. 하지만 산호처럼 살면 산호로 태어나지 않고 천상에 태어날 것 같다. 그 이유는 산호는 식이 없기 때문에 윤회의 대상이 아니라는 생각 때문이다. 그리고 후배에게 산호처럼 산다는 것에 대한 내용과 산호처럼 살아도 산호로 태어날 수 없는 이유와 산호처럼 살면 천상에 태어난다는 내용을 카톡으로 보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