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총지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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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선성취 | 어디로 가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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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총지종 작성일22-06-20 15:03 조회1,166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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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처님 오신 날 법회를 끝내고 그날 밤 잠이 오지 않아 이런 생각, 저런 생각에 결국 새벽을 맞이했다. 그리고 문득 든 생각이 “이제 무엇을 해야 하나!, 이제 어디로 가야 하나!”였다. 요즘은 모든 것이 힘든 시기이다. 코로나19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그리고 전 세계적인 물가상승으로 인해 세상살이가 많이 힘들어졌다. 우리 종단도 마찬가지다. 헤어 나오기 힘든 구렁텅이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는 느낌이다. 하지만 절망적인 상황에도 언제나 어디에나 희망과 구원의 손길은 존재한다.

 나는 어릴 적 초등학교 시절부터 혼자 걷는 것을 좋아했다. 목적지를 정한 날도 있었고, 그렇지 않은 날도 있었다. 혼자 가장 많이 갔던 곳은 부산 초읍 성지곡 수원지였다. 어릴 때 살던 서면에서 버스를 타고 가면 10분 거리지만 걸으면 1시간 거리였다. 성지곡 수원지는 어린이대공원 뒤편에 있는 호수이다. 성지곡 수원지와 어린이대공원은 초등학교와 중학교시절 소풍과 사생대회의 단골 장소였다.

 성지곡 수원지를 한 바퀴 돌고 다시 집으로 돌아올 때는 동천
을 따라서 내려왔다. 성지곡 수원지에서 시작된 계곡물은 시내를 통과하면서 동천이 되어 내가 살던 서면을 가로질러 흘러간다.
 초등학교 5학년 봄의 어느 날 성지곡 수원지를 한 바퀴 돌고 계곡을 따라 내려오는 길의 작은 웅덩이에 수없이 많은 올챙이들이 작은 웅덩이에 갇혀 바동거리고 있었다. 어린마음에 그것을 보고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바로 옆이 계곡물인데 생과사의 갈림길은 너무나 현실적이었다. 그때 든 생각이 ‘얘들은 어디로 가나!’였다. 어떻게 보면 올챙이들의 운명은 이미 정해져 있다고 생각하지만 누군가는 운명을 바꿔줄 힘이 있다. 삶에 대한 간절함은 운명의 손길을 끌어 들인다. 그렇게 힘닿는 데까지 올챙이들을 계곡으로 옮겨주었다.

 종교의 힘이 이런 것이 아닐까. 우리가 관세음보살님의 명호를 부르고, 진언을 외우는 것은 그런 간절함이 구원의 손길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우리가 불교를 믿고,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르고, 관세음보살님의 본심미묘 육자대명왕진언 ‘옴마니반메훔’을 정성을 다해 진심으로 염송하는 이유는 우리의 힘으로 해결하기 힘들고, 벗어나기 힘든 상황일 때, 관세음보살님은 그 염송소리에 응답하시어 우리들에게 구원의 손길을 내밀어 주시기 때문이다.

 그리고 승직자는 그 믿음을 교도들에게 심어줄 의무가 있다. 그리고 승직자는 교도들의 운명을 바꿔줄 수 있는 힘이 있다고 믿어야 한다. 이것이 내가 “이제 무엇을 해야 하나!, 이제 어디로 가야 하나!”에 대한 질문의 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