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총지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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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이야기 | 참회(懺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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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총지종 작성일22-06-20 14:14 조회1,284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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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의 실천은 참회로부터 


 불교의 실천은 참회로부터 시작되어야 합니다. 더러운 그릇에 음식을 담을 수 없듯이 우리의 마음 그릇이 더러우면 어떠한 것도 담을 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참회를 통하여 우리 자신을 깨끗하게 씻어놓지 않으면 지혜도 자비도 우러나올 수 없습니다. 스스로 지은 죄를 참회하지 않고 복을 바라는 것은 모래로 밥을 지으려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향을 올리고 초를 켜고 절을 한들 과거의 잘못을 참회하지 않고 뻔뻔스럽게 묻어버리고는 복을 바라본 들 복이 될 리가 없습니다. 우리가 무시 영겁으로부터 지어온 잘못을 끊임없이 참회하고 다시는 악업을 짓지 않겠다는 서원을 세워야만 복의 토대가 만들어집니다. 거듭되는 참회를 통하여 우리의 마음 그릇을 깨끗이 해 놓아야만 거기에 복이 담겨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모든 불교 의식의 첫머리에는여러 가지 참회문을 읽습니다. 참회에 대하여 《보운경寶雲經》에서는 이렇게 설하고 있습니다.


 어리석음에 상·중·하의 세 가지가 있다. 악업을 짓고 참회하지 아니하며 부끄러운 마음을 내지 아니하고 이러한 것을 싫어하지 않으면 이것은 가장 어리석은 것이고, 몸으로 악한 일을 했지만 곧 뉘우치고 스승에게 드러내어 참회하며 자기의 잘못을 변명하지 않으면 이것은 다음으로 어리석은 것이고, 여래께서 금지하신 것을 잘 지켜 중한 죄를 짓지 아니하고 범하는 것이 적으면 이것은 그 중 덜한 것이다. 


 이러한 경의 말씀은 죄의 무겁고 가벼움을 세 가지로 나눈 것인데 쉽게 말하면 잘못을 저지르고도 참회하지 않고 뻔뻔한 것이 죄가 가장 무겁고 잘못을 저지른 다음 참회하는 것이 그 다음이며 가장 좋기로는 부처님의 말씀을 잘 따라 죄를 짓지 않는 것이 그 중 낫다는 말씀입니다.

 또한 《열반경》에는 이렇게 설하고 있습니다.


 만약 죄를 지었더라도 덮어두거나 감추지 말라. 덮어두지 않음으로써 죄가 곧 가벼워지는 것이며, 만약 부끄러운 마음을 가지면 죄가 곧 소멸된다.


 즉, 죄를 지어도 곧 참회하면 죄가 가벼워진다는 말씀입니다. 우리가 처음부터 잘못을 저지르지 않는다면 더 좋겠지만 잘못을 저질렀을 때 참회하고 용감하게 고치려고 하는 것은 불자로서 마땅히 지녀야할 소중한 마음가짐입니다. 죄를 짓지 않고 실수하지 않는 것도 좋지만 잘못한 후에 고칠 줄 아는 것이 아름답다는 뜻입니다. 우리는 무명에 덮여있는 중생이기에 잘못을 저지르지 않고 살기는 어렵습니다. 인간은 본질적으로 이기적이기 때문에 자신에게 이익 되는 일을 우선시합니다. 그런 과정에서 다른 사람의 이익을 침범하게 되는 경우가 무척 많습니다. 하다못해 내가 좋은 옷을 입고 좋은 차를 타며 좋은 집에 살면서 돈을 펑펑 써도 그것이 때로는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게 되기도 합니다. 내가 잘나서 그렇다고 생각하지만 인연화합으로 얽혀 있는 이 세상에서는 그 누구도 다른 사람의 덕을 보지 않고서는 살아나갈 수가 없습니다. 우리가 한 숟가락의 밥을 먹든 물 한 그릇을 마시더라도 그 뒤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노고가 묻어 있다는 걸 알아야 합니다.


 뉴스를 보다 보면 지나친 사치와 낭비로 다른 이들의 빈축을 사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내 돈 주고 내가 즐기는데 누가 뭐래?’하는 마음으로 주위 사람에게 눈을 찌푸리게 하는 경우가 있는데 특히 갑자기 돈을 번 졸부들이나 갑자기 인기를 얻은 연예인들 같은 경우에 과도한 낭비와 사치로 낭패를 보는 경우가 더러 보도되고 있습니다. 그들은 알게 모르게 대중들의 노고를 모르고 함부로 돈을 쓰며 다른 어려운 이들의 사정을 헤아리지 못하여 그렇게 된 것입니다. 예를 들면 연예인의 경우에 인기를 얻게 되더라도 많은 사람들의 지지 때문에 그렇다는 것을 알고 늘 대중에게 감사하고 대중을 위해서 희사도 하면서 살아야 되는데 그렇지 못하고 마냥 그렇게 인기가 있고 돈을 잘 벌 줄 알고 방탕하게 살다가 비참한 노년을 보내는 경우가 많이 보도되고 있습니다.

 정치인의 경우도 그런 경우가 많습니다. 권력을 잡았을 때는 그것이 국민의 지지에서 나온 권력이며 그 권력을 국민을 위해 쓰고 봉사해야 하는데 권력을 사유화하다가 비참한 최후를 맞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람들이 좋은 처지에 있을 때는 자기도 모르게 많은 죄를 짓기가 쉽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늘 자신을 돌아보고 잘못이 없었는지 살펴야 하며 잘못이 있을 때는 곧 참회를 하여야 다시는 그런 잘못들을 반복하지 않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잘못을 드러내어 참회하고 그러한 허물을 다시는 짓지 않겠다고 다짐하면서 항상 새로운 나를 만들어 나가야 복이 쌓일 수가 있습니다. 재가 불자들도 그렇지만 특히 수행자들은 부처님께서 일러주신 오계를 잘 지켜야 합니다. 그러나 수행자도 계율을 어기는 경우가 더러 있습니다. 자비를 내세우는 불가에서는 계율을 지키지 못하는 것을 용서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계율을 어겼더라도 참회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물론 너무 중대한 잘못을 저지르게 되면 승가에서 쫓겨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는 사회로 말하면 사형에 해당하는 것이지요. 그렇지만 대부분의 경우 잘못을 저질렀더라도 마음속에 부끄러운 마음을 가지고 지극한 마음으로 참회하면 새롭게 태어날 수 있는 희망이 있다고 불교에서는 말합니다. 계를 범하는 것은 물론 잘못이지만 그 잘못은 참회에 의하여 치유될 수 있다고 보는 것입니다. 단지 계율을 범하고서도 잘못했다고 생각하지 않을 뿐 아니라 당연한 줄로 생각하고 의기양양해 하는 것이 더욱 나쁜 태도라고 경전에서는 말씀하고 계십니다.


 잘못을 저지르고도 고칠 생각을 않고 도리어 뻔뻔하게 행동하는 것은 정말 그릇된 태도입니다. 이것은 그릇된 견해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자신의 잘못을 정당화하고 대중을 속여도 모를 것이라는 잘못된 견해로 그렇게 행동하는 것이지요. 이러한 그릇된 견해를 가지는 것은 마치 병이 이미 골수에 박혀 치료할 약이 없는 것과도 같습니다. 그릇된 견해는 근본사상이 흔들리는 것으로 근본사상에 일단 문제가 생기면 다시는 참된 진리인 불법 속으로 들어갈 수 없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불도와는 영원히 인연이 없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불교의 가르침에서는 우리가 잘못하는 것을 탓하는 것이 아니라 잘못을 하고서도 고치지 않는 것을 더욱 걱정해야 한다고 합니다. 만약 잘못을 했더라도 부끄러워 참회하는 마음으로 다시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아 지닌다면 구제 받을 힘이 생기게 됩니다. 그러므로 잘못을 저질렀을 때 부끄러이 여기고 참회하는 것은 불법을 실천하는 중요한 덕목의 하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