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총지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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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선성취 | 새해에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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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총지종 작성일22-01-14 16:02 조회1,61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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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현재, 지금 이 순간을 살기 보다는 과거와 미래에 집착하는 유령 같은 존재들이다. 인간은 누구나 과거를 후회하고 미래를 기약한다. 나 또한 마찬가지이다. 예전 철이 없던 시절에는 과거에 하지 못한 것 대한 후회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조금씩 철이 들고 난 후 부터는 하지 못한 것 대한 후회 보다는 해주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를 하게 된다. 새해가 되면 무언가 새로운 것을 시작해야 될 것 같고, 새로운 희망과 행운이 생길 것 만 같다. 하지만 현실은 녹녹치 않다. 과거부터 해왔던 습성이나 습관을 하루아침에 바꾸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대부분 작심삼일로 끝나기가 부지기수다.

 

인간은 기억을 먹고 사는 동물이다. 과거 전생부터 몸과 입과 뜻으로 행하였던 것을 소 되새김질하듯 반복해서 행한다. 우리가 몸과 입과 뜻으로 행했던 모든 것은 아뢰야식에 저장된다. 그리고 아뢰야식에 저장되어진 업은 현재의 나의 행위에 관여한다.

지금 내가 보는 것은 현재 있는 그대로를 보는 것이 아니라 과거 전생부터 봐왔던 것들과 현재 보고 있는 것을 비교분석해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고, 그 새로 만들어 낸 것을 지금 보고 있는 것이라고 착각한다. 그리고 지금 내가 말하고 행하는 것도 지금 현재의 처한 상황만을 판단하여 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 전생부터 해왔던 말과 행동들 중에서 지금 현재의 상황과 비슷한 것을 찾아내고 과거에 그 상황에서 했던 말들과 행동들을 비교분석해서 말하고 행하게 된다.

 

그래서 우리는 미래를 논하기 전에 과거를 먼저 되돌아봐야 한다. 내가 과거에 잘못한 것이 있는지, 사람들에게 상처를 준 일이 있는지, 과거에 나는 어떻게 말해왔고, 행동해왔고, 생각해왔는지 소 되새김질하듯 기억해내야 한다. 그래야 참회라는 것을 할 수 있다. 과거의 잘못을 뉘우치고 참회할 수 있어야 밝은 미래를 기약하며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것이다.

 

이제 새로운 한해가 시작된다. 지금까지 새해가 되면 새로운 계획을 세우거나 떠오르는 태양을 보며 새해 소원을 빌었다면 올해는 새로운 계획을 세우기 전에 작년 한해를 먼저 되돌아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

 

새로운 한해를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윤동주의 시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을 들려주고 싶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윤동주 -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물어 볼 이야기가 몇가지 있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사람들을 사랑했는지에 대해 물을 것입니다.

그때 나는 가벼운 마음으로 대답하기 위해

지금, 많은 이들을 사랑해야겠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열심히 살았느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때 나에게 자신있게 말 할 수 있도록

하루 하루를 최선을 다해 살아야겠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지 않았느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때 대답하기 위해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는

말과 행동을 하지 말아야겠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삶이 아름다웠냐고 물을 것입니다.

나는 그때 기쁘게 대답하기 위해

내 삶의 날들을 기쁨으로 아름답게 가꿔 나가겠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어떤 열매를 얼마만큼 맺었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때 나는 자랑스럽게 대답하기 위해

내 마음 밭에 좋은 생각의 씨를 뿌려놓아

좋은 말과 행동의 열매를 부지런히 키워 나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