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총지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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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선성취 | 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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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총지종 작성일21-01-27 13:26 조회2,456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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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

 

사람은 태어나서 병들고 늙고 결국에는 때가 되면 죽는다. 치아도 마찬가지다 젊었을 때는 튼튼하여 쇠도 씹어 먹을 수 있을 것 같지만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충치도 생기도 잇몸병도 생기며 결국에는 치아의 수명이 다하여 빠지거나 병원에 가서 뽑아야 한다. 최근에는 의술이 좋아져 임플란트를 많이 하지만 그래도 제 이로 씹는 것이 좋다.

 

나도 나이가 들어가는지 언제부턴가 치아의 상태가 조금씩 안 좋아지고 있다. 몇 달 전부터는 오른쪽 아래 제일 끝 어금니에서 피도 나고, 붓기도 하고,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하여 약도 먹으면서 치아 관리를 시작했다.

 

12월 월초불공을 시작하면서 어금니의 상태가 많이 나빠졌다. 화요일에는 붓고 피도 많이 나고 심하게 흔들려 살짝만 건드려도 빠질 것 같았다.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서 오후 불공을 끝내고 치과에 가려고 사원 문밖을 나섰다. 하지만 몇 걸음 가지 않아 다시 단음사로 돌아왔다. 12월 월초불공이 끝날 때까지 어떻게든 버텨보기로 했다.

 

다음날 수요일 대중불공이 끝나고 황월분 회장 보살님이 뜻이 나셨는지 각자님 한 분을 모시고 오셔서 단음사 대청소를 하자고 하신다. 그렇게 나와 회장 보살님, 각자님 이렇게 세명이 단음사 청소를 시작했다. 정원과 텃밭의 전지작업과 조경작업부터 시작하여 사원 곳곳에 있는 쓰레기와 안 쓰는 물건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청소는 해질녘까지 계속되어 용달차 한 대 분량의 쓰레기를 치웠다.

 

다음날 새벽불공을 하기 위해 일어나니 어금니의 상태가 많이 좋아져 있었다. 피도 안나고, 붓기도 가라앉고, 흔들림도 어제보다 덜 했다. 새벽불공을 하는데 ! 이런 것이구나!” 혼자서 웃음이 나고 미소가 지어졌다.

 

12월 월초불공이 끝나고 한 번 더 대청소를 했다. 이번에는 나와 황월분 회장 보살님, 이숙현 총무 보살님, 각자님 이렇게 4명이 청소를 했다. 저번에 미처 다 치우지 못했던 것을 이번에 다 치우게 됐다. 이번에도 용달차 한 대 분량의 쓰레기를 치웠다. 그렇게 2주에 걸쳐서 용달차 두 대 분량의 쓰레기와 안 쓰는 물건을 정리하게 되었다.

 

단음사 대청소가 끝난 후부터는 어금니의 상태가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 언젠간 빠질 이지만 그 시기를 늦출 수 있다면 조금이라도 늦추고 싶다. 그래서 치약과 칫솔부터 바꾸기로 했다. 예전엔 아까워 비싼 것을 못 샀지만 이제는 나에게 맞는 좋은 제품을 사고 조금 더 관심을 가지고 치아 건강을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변해간다. 그 변화를 인간의 힘으로는 막을 수가 없다. 하지만 그 시기를 조금은 늦출 수 있고, 변화의 방향을 좋은 방향으로 변화시킬 수는 있다. 치아를 바른 치약과 칫솔로 바르게 양치하고 주기적으로 관리를 하면 치아의 상태를 좋은 방향으로 변화시킬 수 있고, 그 변화의 속도를 늦출 수 있다.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수행하고, 불공하고, 보시하고, 희사하고, 참회하고, 복은 짓는 이유는 우리가 노력하면 우리의 삶을 좋은 방향으로 변화시킬 수 있고, 업의 받음을 감소시킬 수 있으며, 우리의 수명을 건강하게 연장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