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총지종

총지신문 아카이브

불교총지종은 ‘불교의 생활화, 생활의 불교화’를 표방하고 자리이타의 대승불교 정신을 일상에서 실천하는 생활불교 종단입니다.

미래세에 오실 부처님

페이지 정보

호수 267호 발행인 우인(최명현) 발간일 2022-02-01 신문면수 10면 카테고리 종합 서브카테고리 생명살림 경전이야기

페이지 정보

필자명 한주영 필자법명 - 필자소속 - 필자호칭 불교환경연대 사무처장 필자정보 - 리라이터 -

페이지 정보

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22-02-11 13:56 조회 1,206회

본문

미래세에 오실 부처님

부처라는 말은 석가모니 부처님만을 말하는 고유명사가 아니라 깨달은 이를 이르는 보통명사다. 경전에는 과거에도 무수히 많은 부처님이 계셨고 또 미래에도 무수히 많은 부처님이 계시다고 말한다.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에 부처님께서는 슈라바스티국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장자의 동산에 계셨다. 이 때에 어떤 바라문이 부처님께 나아가 공손이 문안드리고 한 쪽에 물러앉아 여쭈었다.

고타마시여, 미래에는 몇 분의 부처님이 계시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바라문에게 말씀하셨다.

미래의 부처님은 갠지스강 모래 수처럼 한량없는 삼먁삼붓다가 계실 것이다.”

<잡아함 권 34, 946 항하경>

 

그 무수한 미래의 부처님 가운데 대표적인 분으로 미륵부처님이 계시는데 미륵부처님이 오시는 그 때는 그 나라의 모습이 어떠한지 경전에서는 자세히 말씀하고 있다.

 

그때의 남섬부주는 매우 편편하며 거울처럼 맑고 밝을 것이다. 온 남섬부주 안에는 곡식이 풍성하고 인민이 번성하며 온갖 보배가 많고 마을들은 서로 가까워 닭 우는 소리가 잇따라 들릴 것이다.<중략> 그때 기후는 화창하고 네 철은 때를 맞추어 사람 몸에는 108가지 근심이 없을 것이다. 탐욕, 성냄, 어리석음은 일어나지 않아 사람들 마음은 고르고, 모두 그 뜻이 같아서 서로 보면 기뻐하고 좋은 말로 대하며, 말씨가 같아 차별이 없기에 저 북구로주 사람들과 다름이 없을 것이다. 그 사람들은 크고 작기가 꼭 같아서 여러 가지 차별이 없을 것이다.<중략> 그때 남섬부주 안에는 맵쌀이 저절로 나는데, 껍질이 없으며 매우 향기롭고 맛나며 그것을 먹으면 괴로움이 없어질 것이다.<중략> 그때 남섬부주 안에는 나무 위에 옷이 저절로 열릴 것이다. 그것은 매우 곱고 부드러워 사람들은 그것을 가져다 입을 것이다. <증일아함 권44, 48 십불선품>

 

미래의 부처님은 미륵부처님인데 그 부처님이 오실 때 세상은 의식주가 풍요롭고 사람들 사이에 차별이 없다고 했다. 대승불교는 자기만의 깨달음을 목적으로 하는 기존의 불교를 소승불교라 비판하고 큰 수레를 만들어 다함께 성불하고자 하는 대승불교를 주창하며, 정토세계를 구현하여 모두가 자유롭고 평등하며 고통이 없는 세계를 만들어 다함께 성불한다는 이상향을 제시하였다.

 

이제 현실로 돌아와서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은 어떠한가 돌아보자. 예전에 비해 의식주는 비약적으로 풍요로워 졌다. 그러나 사람들 사이에 마음이 잘 통하고 서로 보면 기뻐하고 여러 가지 차별이 없는가? 아니다 차별은 날로 심화되어 극단적으로 심각해지고 있다. 얼마 전까지는 20%의 부자가 80%의 재화를 독점하고 있다고 했는데 이제는 1%99%를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3년 전 석탄화력발전소에서 안타까운 청년 노동자의 죽음이 있었다. 이후 김용균법을 만들어 안전한 일터를 만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았지만 중대재해기업처벌법에는 석탄화력발전소가 제외되고 처벌 규정도 미약하여 본래의 취지가 무색한 누더기 법이 되어 김용균 없는 김용균법이라 부르게 되었다. 이후로도 산업현장에서는 재해로 죽어가는 사람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고독사로 죽어가는 사람들도 많다. 차별이 없는 세상을 만드는 것은 미래의 부처님이 오시는 일이다. 우리 마음의 삼독을 버리고 이웃과 친절한 관계를 맺는 것은 또한 미래의 부처님을 모시는 일이다.

기온은 화창하고 4계절은 때를 맞춰 오는가? 철없이 피는 개나리와 철쭉을 우리는 이제 너무 흔하게 보고 있다. 전 세계는 지금 이상기후와 자연재해로 몸살을 앓고 있다. 산업화 이후 과도한 화석연료의 사용으로 지구 평균온도는 1.1도 이상 상승했기 때문이다. 최근 기온상승이 더욱 빨라지고 있고 시베리아 영구동토층까지 녹고 있어서 지구의 여섯 번째 대멸종이 시작되었다는 과학자들의 말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2021년 올 한해만도 미국 캐나다 유럽 러시아 호주 아프리카 전 대륙에서 대형 산불이 끊임없이 이어졌고 한쪽에서는 가뭄으로 또 한쪽에서는 폭우로 엄청난 인명과 재산 피해를 입었고 수없는 야생동식물들이 희생되었다.

기후위기로 인해 곡물수확량이 줄고 이로 인해 세계 곡물가격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더구나 코로나19로 인한 고통까지 가중되어 세계 곳곳에서는 굶주림에 고통을 겪고 삶의 터전을 버리고 이주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렇듯 남섬부주라 일컬어지는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의 생태계는 경전에서 말하는 미륵부처님이 오시기 위한 조건과는 매우 거리가 멀다. 우리가 성불하고자 하는 목적은 혼자만의 구원이 아니라 중생을 구제하기 위함이고 이를 위해서는 정토를 구현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그 실천 방법으로는 6바라밀이 있다. 보시, 지계, 인욕, 정진, 선정, 지혜의 여섯 가지 바라밀을 닦는 것이다. 바라밀은 완성이라는 말이고 궁극에 도달함을 뜻한다. 대승보살은 첫 번째로 보시를 실천한다. 모두가 소유를 통한 행복을 지향할 때 보살은 베풂을 통해 다함께 행복해지는 길을 선택하는 것이다. 보시는 사람들 사이의 갈등과 차별을 극복하는데 가장 좋은 처방이다. 우리 사회에서 이기주의 극복하고 더불어 사는 공생의 사회를 구현하기 위해 대승보살의 보시의 실천이 긴요한 때이다. 6바라밀에 대한 설명은 굳이 여기서 하지 않아도 될 듯하여 나머지는 생략한다.

우리가 기후위기를 이겨내고자 한다면 지금처럼 자연과 인간을 분리시키고 더 많은 부를 쌓기 위해 이기심을 부추기고 차별을 강화하는 사회시스템을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고 물질적 풍요를 평등하게 나누며 공생하는 사회시스템으로 전환하지 않으면 안 된다. 만일 우리가 지금의 위기를 기회로 삼아 서로 돌보며 차별 없이 풍요를 누리는 사회를 만든다면 기후위기도 극복하고 미륵부처님이 오는 정토세계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우리 불자들은 대승보살의 6바라밀을 더욱 적극적으로 실천하고 사회적으로 확산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