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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종 우월주의를 돌아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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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265호 발행인 인선(강재훈) 발간일 2021-12-01 신문면수 10면 카테고리 종합 서브카테고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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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명 한주영 필자법명 - 필자소속 - 필자호칭 - 필자정보 - 리라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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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21-12-06 11:41 조회 1,496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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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글: 생명살림 경전이야기 (8회)

인간종 우월주의를 돌아보다

우리는 사람이 만물의 영장이라고 생각하지만 옛날 설화나 경전에는 사람이 다른 동물만 못하다는 이야기가 종종 나온다. 사람은 마음을 어떻게 쓰는가에 따라 선하기도 하고 악하기도 하기 때문일 것이다. 동물은 비록 서로 먹고 먹히는 먹이사슬 속에서 약육강식의 살벌한 생존경쟁을 하고 있는 듯 하지만 잘 들여다보면 서로 공존하고 상생하며 자연계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인간은 눈앞의 이익에 사로잡혀 악행을 저지르고 지금은 기후위기라는 재앙을 일으켜 지구의 여섯 번째 대멸종을 야기하였으면서도 아직도 잘못을 깨닫지 못하고 여전히 지금 당장의 돈벌이와 이익에만 매몰되어 있다. 

최근 IPCC(기후변화에 대한 정부 간 협의체) 6차 보고서에서는 지금의 기후위기가 인간에 의한 것임을 더욱 분명히 하였다. 지질학자들은 이미 지구가 인간에 의해 새로운 지질대로 변화하였고, 이른바 인류세가 도래했다고 밝혔다. 기후 운동가들은 모든 인간이 아니라 자본주의라는 사회체제가 만든 위기라고 말하고 있다. 

우리는 이제 지구생명체의 일원으로서 참회하고 겸손해져야 한다. 인류에 의해 벌어진 생물대멸종 앞에서 어떻게 스스로를 구원할지 답을 찾아야만 한다. 


큰 재판관(大理家)의 몸이 되어 자라와 뱀, 여우를 구제하다.

옛날 보살이 큰 재판관이 되어 재산을 엄청나게 많이 쌓았는데, 언제나 3존(尊)을 받들었고 중생들을 사랑으로 대하였다. 자라 한 마리를 보게 되었는데 가여운 마음이 들어서 보살은 자라를 사서 집으로 돌아가서는 잘 씻어 주고 다치지 않게 보호하였다. 그리고 그 자라를 물에 놓아주었다.

자라는 그 후 밤에 와서 사람의 말로 하였다.

‘저는 소중한 은덕을 받자와 신명이 온전하게 되었사온데, 보답으로 사례할 것이 없사옵니다. 물에서 사는 동물이라 물이 차고 비고 하는 것만은 알 수 있습니다. 머지않아 홍수가 닥쳐서 반드시 큰 재해를 받게 될 것입니다. 원하옵건대 빨리 배를 준비하시옵소서. 때가 되면 제가 와서 영접하겠나이다.’

때가 되자 자라가 와서 말하였다. 

‘홍수가 닥쳐오고 있습니다. 빨리 배 위로 올라타셔야 하옵니다. 제가 가는 대로 따라오시면 반드시 환난을 면할 수 있을 것입니다.’ 

배가 그 자라의 뒤를 따라가고 있는데, 어떤 뱀이 배를 향해 오므로 보살은 말하였다. 

‘저 뱀을 건져야 하겠다.’ 

자라는 말하였다. 

‘예, 그렇게 하소서.’ 

또 떠내려오는 여우를 보고 말하였다. 

‘저것도 건져야겠다.’ 

자라가 또 말하였다. 

‘그렇게 하소서.’ 

또 떠내려오는 사람이 보였다. 

‘제발 나를 좀 살려 주십시오.’ 

보살이 또 말하였다. 

‘저 사람도 건져야 하겠다.’ 

그러나 자라가 말하였다. 

‘제발 저 사람을 건지지 마십시오. 무릇 사람의 마음이란 간사한 것이라 끝까지 믿음을 지키는 일이 적습니다. 은혜를 저버리고 형세를 따르면서 좋아하다가는 또 미워하기도 하고, 흉악하게 거슬러 행동하기도 하옵니다.’ 

보살은 말하였다. 

‘벌레의 무리들조차도 모두 다 건졌는데, 이제 와서 사람 구하는 일을 포기한다는 말이냐? 그렇게 하여서야 어디 어질다고 하겠느냐? 나는 차마 그렇게는 하지 못하겠노라.’

마침내 풍요한 땅으로 가게 되자 자라는 물러갔고 뱀과 여우도 저마다 떠나갔다. 여우는 땅에 굴을 파고 살고 있었는데, 그곳에서 옛사람이 묻어 놓은 자마금(紫磨金) 백 근을 얻게 되었다. 

여우는 기뻐하면서 말하였다. ‘이걸로 그의 은혜를 갚아야겠구나.’ 달려가서는 아뢰었다. 

보살은 깊이 생각하며 처음엔 받지 않으려고 하였으나 이것을 가져다 중생들에게 보시한다면 이 또한 좋은 일이 아니겠느냐? 그리고는 보살이 그 보물을 찾아다 가졌다. 

표류되었던 사람이 그것을 보고 말하였다. 

‘나에게 반을 나누어 주시오.’ 

보살은 곧 10근을 그에게 주었는데 표류된 사람이 또 말하였다. 

‘그대가 땅을 파고 개간해서 금을 훔친 것이니, 그 죄야말로 어떻게 해야 좋겠는가? 만약 반을 나누어 주지 않는다면, 나는 반드시 유사(有司)에게 일러바치고 말겠다.’ 

보살은 대답하였다. 

‘나는 곤궁에 처해 있는 가난한 백성들에게 평등하게 보시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그대가 혼자 차지하려 하면 또한 너무 편협한 처사가 아니겠소?’ 

그러자 그 표류되었던 사람이 마침내 유사에게 일러바쳤다. 보살은 끌려갔지만 달리 호소할 데도 없으므로, 다만 3존(尊)에게 귀명하며 허물을 뉘우치고 스스로가 책망할 뿐이었다.

뱀이 용하게 듣는 약을 입에 물고서 문빗장을 열고 감옥으로 들어가 보살에게 말하였다. 

‘이 약을 가지고 계십시오. 제가 장차 태자를 깨물 것인데 그 독이 너무 심해져서 구제할 방법이 없을 것입니다. 그때에 어진 이께서 이 약을 전하여 준다면 그 병이 이내 나을 것이옵니다.’ 그리하여 태자가 곧 죽게 되었으므로 왕은 명하였다.

‘태자의 목숨을 구제할 수 있는 사람에게는 상국(相國) 벼슬을 봉하여 나와 함께 나라를 다스리도록 하겠느니라.’ 

보살이 뱀에게 들은 대로 약을 전하였더니 이내 나았다.

“보살은 바로 지금의 내 몸이요, 국왕은 바로 미륵이며, 자라는 바로 아난이요, 여우는 바로 추로자(秋露子)이다. 뱀은 바로 목련(目連)이요, 표류되었던 그 사람은 바로 지금의 조달이니라.” 

『보시도무극경(布施度無極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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