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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식의 세 가지 특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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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258호 발행인 인선(강재훈) 발간일 2021-05-19 신문면수 8면 카테고리 지혜 서브카테고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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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21-05-20 10:45 조회 1,577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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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글: 심뽀이야기 (19회)

제8식의 세 가지 특성

업과(業果). 부단(不斷). 

변삼계(遍三界)


제8식은 다른 심식에 비하여 세 가지의 특성을 갖고 있다.

 첫 번째는 업의 과보를 능히 갖게 한다는 뜻의 업과(業果)이다. 제6식과 제7식은 인식의 작용으로 그치지만 제8식은 인식작용을 종자로 바꾸어서 저장함으로써 업에 합당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인과와 윤회를 설명할 수 있는 유일한 심식이다. 

두 번째는 부단(不斷)으로, 부단이란 끊어짐이 없다는 뜻이다. 제6식은 다섯 가지 단계에서 끊어지는 5위무심이 있고, 제7식은 세 가지 경우에 단절이 된다고 하였다. 그러나 제8식은 유루계에서 단절됨이 없기 때문에 윤회를 설명할 수 있고, 무루계에도 통하기 때문에 깨달음의 문제도 설명할 수 있게 되었다.

세 번째는 변삼계(遍三界)로 욕계(欲界) 색계(色界) 무색계(無色界)의 삼계에 두루 하면서 과보에 따라 윤회가 가능하다는 의미이다. 제6식과 제7식의 한계를 넘는 것으로 어떠한 형태로서의 윤회도 인정될 수 있다는 점을 말한다. 이런 점에서 업과(業果)와 부단(不斷)과 변삼계(遍三界)의 세 가지는 제8식이 다른 심식에 비하여 더욱 근원적이며, 항상(恒常)하는 과보의 이숙식으로서 역할이 가능하다는 점을 밝히고 있다.


제8식의 대상과 작용


제8식은 구체적으로 과연 어떤 대상에 대하여 작용을 하는가 하는 것을 살펴본다면, 제8식의 인식 대상인 소연(所緣)에 두 가지를 들고 있다. 처(處)와 집수(執受)이다. 먼저 처(處)라는 것은 초기불교 이후 지속적으로 사용된 용어이며, 일반적으로 우리들이 머물고 있는 세상인 기세간(器世間)을 의미한다. 집수(執受)는 받아 지닌다는 의미다. 제8식이 무엇을 받아 지니는가 하면 첫째는 마음속 깊이 잠재되어 있는 업력의 종자를 받아 지니고, 두 번째 우리들의 몸을 제8식은 받아 지닐 수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므로 제8식은 마음속의 정신적인 업력인 종자를 지님과 동시에 유근신(有根身)인 자신의 신체를 지니는 역할을 하고 있다. 따라서 제8식이 작용의 대상으로 하고 있는 것은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이 세상이고, 자신의 신체와 그리고 자기 자신의 정신의 근원에 해당되는 내면적인 종자이다. 

제8식은 종자를 받아 지녀서 잃지 않고 집수함으로써 마음으로 인한 모든 행위의 원리를 설명한다. 마음과 몸의 근본을 이루고 있는 제8식의 종자에 의해서 세간을 인식하고 받아들이기도 하고, 이를 통하여 자신의 신체를 유지하기도 한다는 점에서, 제8식이 결국 우리들의 행복과 불행을 결정하는 중요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제8식은 요별(了別)작용을 하며, 기세간을 대상으로 식별하는 인식작용을 한다고 하였다. 흔히 제6식이 요별작용이나 식별작용에서 가장 뛰어나다고 하며, 제8식의 행상은 제6식보다 깊은 차원에서 움직이는 미세하고 은근하게 지속되는 인식작용을 말한다. 그러므로 제8식의 작용을 종합하면, 과거 업력 종자에 의하여 유정이 자체로 생(生)할 때, 안으로 변하여 종자와 유근신인 신체를 유지하게 되고, 밖으로는 기세간으로 변하여, 이를 소연의 대상으로 삼아 요별하는 작용을 하는 것이다. 이것은 제8식이 우리들의 이 세상의 과보를 총체적으로 결정하고, 종자를 지님으로써 모든 심식작용의 원인으로서의 역할을 하는 이숙의 근본식이다. 그리고 우리들의 육체 또한 제8식의 집지하는 작용에 의하여 유지되고 있으며, 삶의 행복과 불행을 결정한다는 점에서 현실적인 우리들의 상황을 설명할 수 있는 유일한 심식이다.

우리들이 살고 있는 기세간으로 제8식이 변한다는 것은 이 세상의 대상들은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에 각자의 제8식의 업력 종자에 의해서 그와 비슷하게 각자의 세상을 먼저 크게 인식한다. 우리들이 전5식이나 제6식으로 대상을 인식한다고 하지만, 이미 이들 심식이 인식하기 이전에 제8식이 자신의 업력에 따라서 대상을 먼저 인식한다. 

그리고 제8식의 인식작용이 이루어진 이후에 전5식과 제6식 등은 제8식의 인식작용을 확인하는 것에 불과하다. 그리고 전5식과 제6식 등의 이러한 인식작용은 다시 제8식에 종자로 저장되어 또 다른 제8식의 인식작용을 낳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기세간에 대한 제8식의 요별 인식의 작용은 전5식과 제6식의 인식작용 이전에 일어나고, 너무 미세해서 일반인은 잘 알지 못하므로, 알 수 없다는 의미로 불가지(不可知)라 한다. 

이렇게 본다면 우리들이 평소에 인식하고 활동하는 근원에 제8식이 자리 잡고 있다. 가까이는 내 몸을 이루고, 과거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업력을 보존하는 장소로서의 제8식이 있을 수 있으며, 그것을 바탕으로 해서 세상을 인식하고, 결정된 인식에 의해서 행동함으로써 새로운 종자를 양성하기에 이르기까지 심식작용의 모든 것을 총괄적으로 지휘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제8 아뢰야식의 작용이다. 


이런 점에서 아뢰야식은 어떤 심식보다 종합적이고 복합적이며 우리 삶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안타까운 것은 아뢰야식의 작용은 워낙 미세하고 은근하기에 범부들이 쉽게 알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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