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총지종

총지신문 아카이브

불교총지종은 ‘불교의 생활화, 생활의 불교화’를 표방하고 자리이타의 대승불교 정신을 일상에서 실천하는 생활불교 종단입니다.

인연(因緣)

페이지 정보

호수 253호 발행인 인선(강재훈) 발간일 2020-12-01 신문면수 5면 카테고리 법문 서브카테고리 이달의 법문

페이지 정보

필자명 - 필자법명 법우 필자소속 - 필자호칭 정사 필자정보 법황사 주교 법우 정사 리라이터 -

페이지 정보

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20-12-03 13:29 조회 1,989회

본문

인연(因緣)
가정이 따뜻하고 화목해야 일체가 밝아져, 부처님께서도 부부간 ‘마음 닦는 것’ 강조

“마음에 사랑이 생기면 모든 것이 사랑스럽고,

마음에 미움이 사라지면 미움의 대상도 사라집니다.”


부처님께서 출가하여 깨달음을 얻어서 우리 중생들에게 설하신 가르침은 바로 연기(緣起)의 법칙입니다. 연기(緣起)란 연(緣)하여서 일어난다(起)는 것으로, 세상 모든 것은 원인에 의해서 결과가 일어난다는 진리입니다. 그러므로 모든 존재는 서로 연관되어 있고 서로 관계되어 있습니다.

사람 사이의 관계도 마찬가지입니다. 원만하고 그렇지 못하고는 인과관계로서 상대적인 관계에 있습니다. 내가 미워하는 마음이 있으므로 저 사람이 미운 것이고, 내 마음에 사랑하는 감정이 있으니 저 사람이 사랑스러운 것입니다. 애증(愛憎)은 나의 마음 가운데 있어서, 상대가 내 마음에 따라 그 대상이 달라집니다. 그것이 중생들의 살아가는 모습입니다.


특히 사람의 인연 가운데 부부의 인연은 참으로 지중합니다. 천생연분(天生緣分)이라 하여 하늘이 맺어준 인연입니다. 어느 결혼식에서 예식중간에 신랑 신부가 읽으면서 약속하는 인연의 편지를 보면서 우리 모두가 서로를 아끼는 마음으로 살아간다면 불국정토(佛國淨土)가 따로 없다고 생각합니다. 새 신랑 신부의 인연의 편지를 잠시 옮겨보겠습니다.


“옆에 있는 제 신부는 무뚝뚝하고 표현이 서툰 저를 녹여준, 따뜻한 마음을 지닌 난로 같은 사람입니다. 사람과 대화하기를 좋아하고, 지나가는 길고양이에게도 다정하게 인사를 건네는 이 사람의 따뜻한 마음씨에 반해 결혼을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다른 사람의 일에는 깊이 공감하고 먼저 나서는 당신이지만, 정작 자신의 마음을 잘 돌보지 못해 자주 눈물 보이는 여린 당신의 모습을 잘 알기에 오늘 여기에 계신 하객 여러분들 앞에서 약속합니다. 


쉼 없이 말하기를 좋아하는 신부를 위해, 하루의 일과를 먼저 묻고 신부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이야기를 나누겠습니다. 눈물 많은 신부에게 앞으로의 인생은 감격의 눈물만 흘릴 수 있도록 더 행복하고 감동적인 일상을 선물하기 위해 더 많이 고민하겠습니다. 그리고 사소한 일로 다투더라도 먼저 사과하고 안아주며 내가 당신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매 순간 표현하며 살아가겠습니다.”


“옆에 있는 제 신랑은 작은 바람에도 크게 흔들리는 저를 굳건히 서 있을 수 있도록 지탱해준, 뿌리가 깊고 든든한 나무 같은 사람입니다. 나 홀로 서울살이에 외롭지 않도록 언제나 곁을 지켜주었고, 돌부리가 있으면 먼저 나서서 치워주며 자신보다 저의 안위를 먼저 살펴주었던 배려에 감사해 결혼을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정작 자신의 힘든 속내는 혼자 삭히며, 감정을 표현하는 데 서툰 당신의 모습을 알기에 오늘 여기에 계신 여러분들 앞에서 약속합니다.

 신랑의 웃음 뒤에 말로 표현 못 하는 그늘이 있지는 않은지 세심하게 살피며 당신과 더 자주 눈을 맞추겠습니다. 그리고 쉼이 필요한 순간, 새로운 도약이 필요한 순간, 인생의 선택이 필요한 순간마다 항상 당신을 믿고 더 아끼며 살아가겠습니다.”

가정이 화목해야 사회가 밝아질 수 있습니다. 화목한 가정은 부부의 좋은 인연에서 가꾸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내 가정이 화목하고, 내 이웃과 다정다감해진다면, 그 자리가 곧 불국정토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라 하지 않습니까. 가정이 따뜻하고 부부 사이가 좋아야 일체가 밝아지는 법입니다. 이는 만고의 진리입니다.


부처님께서는 부부가 지켜야 할 일을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남편은 마땅히 부인을 공경하고 부양해야 한다. 바른 마음으로 존중하며, 항상 뜻을 같이 하고, 다른 여자에게 정을 주지 않으며, 보살피고 아껴야 한다.”고 남편의 도리를 말씀하셨습니다. 또 아내의 도리를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습니다.


“부인은 남편과 남편의 일을 착하게 하고, 애정을 베풀며, 항상 온화하고 말이 유순하며, 침실을 정돈하고 음식을 깨끗이 하여 공양하는 것이다.”라고 하였습니다. 

이러한 부부의 사랑은 어디까지나 마음에서 비롯됩니다. 그래서 부처님께서도 부부간에 마음 닦는 것을 강조하셨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마음이 생기면 모든 법이 생기고, 마음이 멸하면 모든 법이 멸한다.”고 하셨습니다. 마음에 사랑이 생기면 모든 것이 사랑스럽고, 마음에 미움이 사라지면 미움의 대상도 사라집니다. 

또 부처님께서 이르시기를, “마음은 모든 법의 근본이 된다. 마음에 악한 것을 생각하여 행하고 곧 베풀면 괴로움을 받으니 수레바퀴에 바퀴자국이 따르는 것과 같다. 마음에 착한 것을 생각하여 행하고 곧 지으면 착한 과보를 받으니 형체에 그림자가 따르는 것과 같다.”고 하였습니다. 


지은 대로 받는 것은 틀림없는 진리입니다. 지은 대로 받는 것이 곧 인연법입니다. 인연법은 부정할 수가 없습니다. 그러므로 모든 인연을 소중히 여깁시다. 부부인연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저물어가는 경자년 한해 인연법에 따라 잘 마무리하시고, 곧 맞이할 신축년이 우리 총지인의 한해가 되기를 지심으로 서원합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