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총지종

총지신문 아카이브

불교총지종은 ‘불교의 생활화, 생활의 불교화’를 표방하고 자리이타의 대승불교 정신을 일상에서 실천하는 생활불교 종단입니다.

서리가 내린다는 ‘상강(霜降)’

페이지 정보

호수 239호 발행인 인선(강재훈) 발간일 2019-10-01 신문면수 6면 카테고리 문화 서브카테고리 절기 이야기

페이지 정보

필자명 - 필자법명 남혜 필자소속 수계사 필자호칭 정사 필자정보 수계사 남혜 정사 리라이터 -

페이지 정보

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20-02-11 23:52 조회 4,228회

본문

서리가 내린다는 ‘상강(霜降)’

5b683a19d95885efc5bb5fbcb07d61b8_1581432720_2671.jpg
 


서리가 내린다는 뜻의 상강은 양력으 로 10월 23, 24일 즈음이 된다. 태양의 황 경이 210。되는 때이다. 이 시기는 가을의 쾌청한 날씨가 계속되는 대신에 밤의 기 온이 매우 낮아지는 때이다. 따라서 수증 기가 지표에서 엉겨 서리가 내리며, 온도 가 더 낮아지면 첫 얼음이 얼기도 한다.

이 무렵이 되면 농촌의 들에서는 가을 걷이로 분주해진다. 벼를 베고 타작을 하 며, 벼를 베어낸 논에는 다시 이모작용 가을보리를 파종한다. 누렇게 익은 종자 용 호박을 따고, 밤, 감과 같은 과실을 거 두어들이며, 조, 수수 등을 수확한다. 서 리가 내리기 전에 마지막 고추와 깻잎을 따고, 다시 고구마와 땅콩도 캔다. 봄에 씨를 뿌리고, 여름에 정성 들여 가꾼 것 을 이때에 비로소 거두어들이는 것이다. 그야말로 수확의 계절이요, 한 해의 농사 를 마무리하는 때가 바로 상강 무렵인 것이다.

이모작이 가능한 남부 지방에서는 보리 파종 을 하는 시기이다. 농가 의 속담으로는 ‘상강 90일 두고 모 심어도 잡곡보다 낫다.’라는 말이 있는데, 이는 이모작을 해도 쌀 이 낫다는 뜻이다. 상강 을 90일 앞둔 날이라면 7월 25-26일이 된다. 물론 모내기로는 매 우 늦은 시점이지만, 이모작 지역에서 상 강이 절기로서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 다. 마늘을 심기도 한다. 또 이때는 국화 가 피기 때문에 국화주, 국화전, 화채 등 을 만들어 먹었다고 한다. 그리고 제철 음식으로는 추어탕, 무 홍시채, 생강차, 호박죽, 햅쌀밥, 약밥, 토란, 고구마, 달 걀찜, 잡곡, 은행 등이 있다. 특히 전어는 집 나간 며느리가 돌아온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가을에는 전어가 맛있다.

제철 과일로는 배, 감이 있다. 가을 배 는 섬유질이 풍부하고 장을 자극하기 때 문에 변비에 좋고, 기관지 염증을 가라앉 히는 효능도 있어서 감기에 걸렸을 때 먹 으면 효과 만점이다. 또한 감은 아미노 산, 비타민 등 인체에 유익한 성분들을 갖추고 있다. 몸의 저항력을 높이고 항산 화, 피로회복, 감기예방에 도움이 된다.

조선시대에는 군령권을 상징하는 군기 (軍旗)인 둑 앞에서 상강 때 제사를 지내기도 했다. 이를 둑제라고 하 는데, 소사로 분류했음에도 불구하고 실 제 거행면에서는 격식을 한 단계 올려서 제수도 다른 소사보다 더 풍성하게 차리 고 제관도 한 직급 올려서 병조판서가 맡 았다. 둑은 고려와 조선시대 떼 국대 의 행렬 앞에 세우던 대장기이다. 큰 삼 지창에 검은 소의 꼬리털로 만든 치우(窒方)를 달아 그 깃발을 둑기라고 부르며 신성시했다. 기록에 따르면 고려 충렬왕 7년(1281) 몽골의 2차 일본 원정에 고려 군이 동원될 때 충정하기 전 궁문에서 국 왕이 둑제를 처음 시행한 것으로 보여진 다. 그리고 이 제사는 유일하게 무관들이 주관하여 지내는 제사였다.

중국에서는 상강부터 입동 사이를 5일 씩 삼후로 나누어 자연의 현상을 설명하 였다. 이를테면 초후는 승냥이가 산짐승 을 잡는 때, 중후는 초목이 누렇게 떨어 지는 때이며, 말후는 겨울잠을 자는 벌레 들이 모두 땅속에 숨는 때라고 한다. 김 형수의 ‘농가십이월속시’에도 한로와 상 강에 해당하는 절기의 모습을 “초목은 잎 이 지고 국화 향기 퍼지며 승냥이는 제사 하고 동면할 벌레는 굽히니”라고 표현한 것을 보아 중국의 기록을 그대로 받아들 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