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향기] 바보도 성불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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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4-04-03 14:17 조회8,699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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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는 성도 후 45년에 걸쳐서 수많은 사람들을 교화하시고 또 많은 일화를 남기고 계십니다. 위로는 국왕으로부터 아래로는 최하층 천민에 이르기까지 부처님의 설법의 대상에는 제한이 없었습니다.
언젠가 부처님께서는 주리반특가라는 바보를 제도하신 일이 있습니다. 어느 날 부처님께서 정사 앞에서 울고 있는 주리반특가라는 사람을 보셨습니다. 이 사람은 남들이 바보취급을 하는 사람이었지만 부처님께서는 이 사람의 심성이 착한 것을 알고 왜 우느냐고 물으셨습니다. 주리반특가가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부처님, 저는 머리가 우둔해서 사형들이 가르쳐주는 게송을 하나도 외우지 못합니다. 그래서 저보고 가망이 없다고 집으로 돌아가라고 내쫓았습니다. 그래서 어쩔 줄을 모르고 울고 있었습니다.”
그러자 부처님께서는 주리반특가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그런 것은 걱정하지 말아라. 어리석은 것을 스스로 아는 자는 지혜로운 자이다. 그러나 어리석은 자는 자기가 지혜롭다고 스스로 말한다. 그리고 그렇게 말하는 것은 참으로 어리석은 일이다.”
그리고는 주리반특가를 데리고 와서 아난다에게 그를 가르치도록 했습니다. 그러나 주리반특가는 너무 우둔해서 아난다도 손을 들었습니다. 그래서 부처님께서는 주리반특가에게 “티끌을 털고 때를 닦아 없애리.” 라는 글귀를 외우게 하셨습니다. 그렇지만 주리반특가는 이것마저도 외우지를 못했습니다. 사람들은 주리반특가의 우둔함에 새삼 놀랐습니다. 그러나 부처님께서는 희망을 버리지 않으셨습니다. 그리고 주리반특가를 불러 다시 물으셨습니다.
“너는 비구들의 신발을 털고 소제할 수 있겠느냐?”
주리반특가가 그런 일 정도는 할 수 있다고 대답하자 부처님께서는 그 일을 시키셨습니다. 주리반특가는 부처님께서 시키시는 대로 신발을 털고 소제하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자기의 신발을 털고 깨끗이 하는 일은 비구들의 수행의 하나였기 때문에 비구들은 주리반특가에게 신발을 맡기지 않았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모든 비구들에게 주리반특가가 신발을 깨끗이 해 주겠다고 하면 거절하지 말라고 특별히 부탁을 하셨습니다. 그래서 주리반특가가 신발을 털러 가면 모두 신발을 맡기고 주리반특가에게 고마움의 표시로 ‘티끌을 털고 때를 닦아낸다.’는 글귀를 가르쳐 주었습니다. 주리반특가는 열심히 신발 소제를 하면서 입으로는 그 글귀를 수도 없이 중얼거리다가 보니 마침내 그 글귀를 외울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말의 뜻도 알게 되었습니다.
‘티끌과 때에는 두 가지의 의미가 있다. 하나는 안에서, 또 하나는 밖에서 온다. 밖의 때라는 것은 재와 흙과 같은 눈에 보이는 더러움이다. 안의 때라는 것은 마음의 더러움이다.’
그리고 더 나아가서 주리반특가는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티끌이나 때는 탐욕이다. 지혜로운 자는 이 탐욕을 없앤다. 이것을 없애지 않으면 여러 가지 귀찮은 인연이 생겨 사람을 속박하고 이윽고 지옥에 떨어지게 한다. 티끌이나 때는 성내는 마음이다. 지혜로운 자는 성내는 마음을 없앤다. 이것을 없애지 않으면 자기와 남을 함께 불행에 빠뜨린다. 그리고 어리석음도 티끌과 때이다. 지혜로운 자는 어리석음도 없앤다.’
주리반특가는 이렇게 생각하고 탐진치 삼독을 없애는 일에 마음과 힘을 기울였습니다. 그렇게 해서 원래 천성이 착한 주리반특가는 마침내 삼독을 물리치고 지혜의 눈을 가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주리반특가는 기뻐서 부처님께 가서 말씀드렸습니다.
“마음의 때와 티끌을 없앤 다는 뜻을 이제야 겨우 알았습니다. 없앤다는 것은 깨달음입니다. 그리고 때와 티끌은 마음의 결박입니다.”
부처님께서도 칭찬하셨습니다.
“착하도다, 주리반특가야. 잘 깨달았다. 없앤다는 것은 깨달음이며 때와 티끌은 마음의 장애이다.”
다른 비구들도 그 우둔한 주리반특가가 깨달음을 얻은 것에 대해 무척 놀랐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비구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많은 경을 읽어도 그 참된 뜻을 알지 못하면 소용이 없는 일이다. 하나의 법구라도 그 뜻을 참으로 알고 그것을 실천하면 도를 얻을 수 있다. 주리반특가를 보아라.”
이렇게 해서 주리반특가는 기원정사안에서 유명하게 되어 많은 사람들의 존경을 받게 되었지만 여전히 다른 사람들의 신발을 털면서 ‘티끌을 털고 때를 닦아 없애라.’는 글귀를 주문처럼 외우고 다녔다고 합니다.
이러한 것을 보면 우리 모두에게도 희망이 있습니다. 아무리 우둔한 사람일지라도 부처님의 말씀 한 마디만이라도 가슴깊이 새겨듣고 그것을 진정으로 실천하면 깨달음을 얻을 수가 있습니다.
이 글은 중앙교육원 교육원장 화령 정사 (정심사 주교)의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