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향기] 너무나 쉬운 부처님의 가르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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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4-06-18 09:50 조회7,667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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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 성도 후 반열반에 드실 때까지 45년 동안 설법하시면서 출가자들을 상대로 어려운 설법도 하셨지만 재가자들을 위한 쉬운 말씀도 많이 들려주셨습니다. 부처님께서 재가자들을 상대로 말씀하신 것은 실로 그 종류가 다양해서 그러한 것만 모아도 책 몇 권은 족히 될 것입니다. 그러한 말씀은 모두 연기법에 의거해서 중도적인 실천을 말씀하신 것이라고 할 수 있는데, 2500년이라는 세월을 뛰어 넘어 21세기를 사는 우리들에게도 충분히 적용될 수 있는 금과옥조입니다. 경전에 보면 술이나 도박의 해독이라든가 과식, 운동부족 등에 대해서도 매우 자상하게 설명되어 있습니다. 부처님의 말씀은 어려운 진리만 설해 놓으신 것이 아닙니다. 일상생활에서 밥 먹고 잠자고 걸어 다니는 모든 것에 대해서 가르침을 내리고 계십니다. 예를 들면, 어떤 경에서는 산책과 걷기를 힘쓰라고 하시면서 이렇게 말씀하고 계십니다.
걸어 다니는데 다섯 가지 좋은 것이 있으니, 하나는 점점 많이 걸을 수 있고, 둘은 힘이 생겨 건강해지며, 셋은 아침 일찍 일어나며 졸음이 없어지고, 넷은 소화가 잘되며, 다섯은 마음이 안정되고 의지가 굳세어진다.
요즘 방송이나 신문을 보면 걷기를 힘쓰라고 하면서 걷는 것이 건강에 얼마나 좋은 지를 여러 가지로 홍보하고 있습니다. 의사들 말로는 걷는 것이 장기적으로 보면 달리기하는 것 보다 오히려 더 좋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이미 2500년 전에 걷는 것의 효과에 대해 이렇게 세밀하게 관찰하고 말씀해 주고 계십니다. 또 정리정돈이나 위생 등에 대한 주의사항도 아주 친절하고 자상하게 말씀해 주셨습니다. 예를 들면, 목욕을 하면 어떤 좋은 점이 있다든지 과식을 하면 어떤 점이 좋지 않다든지 하는 말씀 등을 매우 친절하고 자상하게 일러주고 계십니다. 부처님께서는 목욕을 하면 좋은 점을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목욕을 하면 일곱 가지 복을 얻으니, 하나는 사대에 병이 없어서 용맹하고 건강한 것이고, 둘은 생김새가 분명하고 단정한 것이고, 셋은 몸에 항상 향내가 나고, 넷은 몸이 살찌고 윤택한 것이고, 다섯은 사람에게 호감을 주어 스스로 복이 되는 것이고, 여섯은 입과 이가 깨끗하고 좋아지는 것이고, 일곱은 의복이 항상 더럽지 않은 것이다.
과식에 대해서도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음식에 욕심내어 과식하는 사람은 몸이 무겁고 다른 사람을 괴롭히며 미혹하고 깨닫지 못하게 되니, 때에 맞추어 음식을 적당한 양으로 먹어야 한다. 과식을 해서 몸이 무거우면 병이 생기고 그렇게 되면 다른 사람을 괴롭히는 것이 될 뿐 아니라 정신까지도 맑게 되지 못한다는 말씀입니다. 또 이런 말씀도 하셨습니다.
병든 사람은 음식을 가려서 먹어야 하며, 시간을 정하여 먹고, 약을 선택하여 먹고, 화를 내거나 근심하지 말아야 하며, 병을 간호하는 사람에게 순종하여야 한다.
이와 같이 부처님께서는 우리의 일상생활에 있어서 주의해야 할 사항들을 조리 있고 자상하게 일러주십니다.
여러분들께서는 불교 경전이라고 하면 어려운 용어로 된 교리만 있는 줄 아시지만 이런 친절하고 구체적인 가르침도 있습니다. 그러니 경전 읽는 것에 대해 너무 겁먹지 마시고 차근차근 읽어보시면 정말 삶에 도움이 되는 말씀이 많습니다.
부처님께서 일상생활의 사소한 것 까지도 일러주신 것은 이러한 것들이 수행의 가장 기본이 되기 때문입니다. 기본 예의가 갖추어져 있지 않고 일상생활에 절도가 없는 사람이 도를 닦는 다고 애써봐야 그야말로 모래 위에 집을 짓는 격이 됩니다. 우선 자기 몸을 청결히 건강하게 유지하고 공손하고 점잖은 태도로서 예의를 갖추어 사람을 대하고 주변을 깨끗하게 정리 정돈하는 것이 수행의 첫걸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음주, 흡연에 방은 어지러이 늘어놓고 흐트러진 모습에 아무나 보고 반말이나 해대며 수행한다고 큰 소리 치는 사람도 더러 있습니다. 입으로는 돈오(頓悟)니 돈수(頓修)니 하면서 단박에 성불할 것처럼 큰 소리 치고 간화선(看話禪)이 좋으니 묵조선(?照禪)이 좋으니 떠들어 봐야 기본 생활 태도가 부실하면 다 공염불에 불과합니다.
우리나라 불교인들은 여시아문(如是我聞)만 알았지 신수봉행(信受奉行)은 모르고 있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부처님의 말씀을 듣기만 하였지 믿고 받들어 행할 줄은 모른다는 말씀이지요. 《금강경》을 달달 외우면서도 ‘신수봉행’이라는 마지막 구절은 실천할 줄 모르는 불자들이 많습니다. 불교를 가르치고 지도하는 분들도 어려운 교리만 떠들면서 유식을 뽐낼 것이 아니라 부처님의 말씀 한 구절이라도 새겨듣고 신수봉행 하는 것이 더욱 절실합니다.
부처님께서 45년에 걸쳐 설법하신 말씀이 빠짐없이 완전하게 전해진 것은 아니지만 중요한 것은 거의 다 경전에 수록되어 있다고 봅니다. 특히 재가자들을 상대로 하신 말씀 중에는 생활과 직결되어 교훈으로 삼을 만한 것들이 많습니다. 우리가 할 일은 일상생활에서 실천하기 쉬운 것부터, 그러니까 자기의 몸과 주변을 청결하게 하고 예의바르고 정직한 생활을 영위하는 것이 불교 입문의 첫 걸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늘부터라도 쉬운 것부터 하나하나 실천해 보십시오. 우선 자신의 주위부터 깨끗이 쓸고 닦고 정리해 보십시오. 그리고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 웃는 얼굴로 먼저 인사해 보십시오. 그러면 도가 저절로 보일 것입니다.
- 이 글은 중앙교육원 교육원장 화령 정사 (정심사 주교)의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