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향기] 남방불교와 북방불교, 무엇이 다른가? (불교의 지역적 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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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4-06-02 09:16 조회10,54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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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0년이라는 역사를 두고 발전해 온 불교는 이제 전 세계로 확산되어 꽃을 피우고 있습니다. 합리적이고 이성적이며 평화로운 삶을 강조하는 불교가 모든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으며 동서양을 가리지 않고 확산되어 가는 모습을 보니 같은 불교도로서 흐뭇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특히 서구의 지식인들을 중심으로 부처님의 가르침이 펼쳐지고 있는 것을 보면 어느 유명한 역사가의 말처럼 미래에 인류를 구제할 종교가 있다면 그것은 불교가 아닌가라고 하던 말이 새삼 가슴에 와 닿습니다. 그릇된 종교의 굴레를 벗어버리고 모든 사람들이 부처님의 가르침으로 마음의 평화를 누리고 서로 사이좋게 공존하게 된다면 괴로움으로 가득찬 사바세계이기는 하지만 조금은 살기 편한 세상이 될 것입니다.


오랜 세월 동안 다양한 지역에 확산된 불교는 실로 다양한 모습을 띠고 있습니다. 그러한 불교를 구분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그래서 불교를 내용적으로도 구분하고 시기적으로 구분하기도 하지만 그 전파된 지역에 따라 지역적인 구분도 해 볼 수 있습니다.


불교를 지역적으로 구분하면 크게 남방불교와 북방불교로 나눌 수 있습니다. 남방불교는 남전(南傳)불교라고도 하는데, 불교의 발상지인 북인도를 중심으로 남쪽으로 전해졌다는 뜻입니다. 기원전 3세기경에 인도를 통일하고 불교를 신봉하였던 아쇼카왕이 지금의 스리랑카인 실론에 불교를 전하게 함으로써 남방의 여러 나라에 불교가 전해지게 되었던 것입니다. 인도를 중심으로 볼 때 지역적으로 주로 남쪽 나라들에 치중하여 전해졌기 때문에 남방불교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오늘날 스리랑카를 중심으로 미얀마?태국?캄보디아?라오스 등의 남방지역에 성행하는 불교가 남방불교입니다. 같은 남방지역이라도 베트남은 대승불교권에 속하기 때문에 이들 나라들의 불교와 계통을 달리 하고 있습니다. 베트남이 대승불교권이 된 것은 과거에 중국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에 한자가 전해지게 되었고 그에 따라 한문으로 된 대승경전이 많이 유포되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또 옛날에는 쟈바나 수마트라 같은 남아시아에도 대승불교가 전파되었기 때문에 남방불교라고 해도 다 같은 계통은 아닙니다만, 대체로 남방불교는 부파불교의 한 갈래인 상좌부의 전통을 계승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스리랑카를 중심으로 하는 남방불교를 상좌부불교(上座部佛敎)라고도 합니다. 영어로는 테라바다 부디즘(Therav?da Buddhism)이라고 하는데 ‘테라’는 상좌, 즉 승단의 원로(元老)를 말합니다. 그리고 ‘바다’는 부파를 말하기 때문에 테라바다라고 하면 상좌부를 뜻하는 것이 됩니다.


또 남방불교는 고대 인도어의 일종인 빨리(p?li)어로 된 경전을 주로 사용하기 때문에 빨리 불교라고도 합니다. 원래 빨리라는 말은 경?율?론의 삼장으로 이루어진 성전을 지칭하며 삼장의 주석서에 대하여 근본성전을 의미하는 말입니다.


남방불교는 대체로 보수적인 상좌부에 의하여 계승되고 있기 때문에 부처님의 직설을 많이 간직하고 있는 것으로 말해지고 있습니다. 전에는 남방불교를 소승이라고 폄하했지만 지금은 부처님 당시의 전통을 비교적 잘 간직하고 있는 불교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서양에 불교가 소개될 때도 스리랑카를 중심으로 하는 상좌부 계통의 불교가 소개되었습니다. 요즘 유행하고 있는 위빠싸나라는 명상법도 이 상좌부 계통의 전통입니다. 특히 미얀마는 스리랑카보다도 오히려 더 상좌불교의 전통을 간직한 나라처럼 보입니다. 상좌부불교의 전통적인 명상법, 특히 사념처 수행은 미얀마에서 여러 가지 방법이 전승되고 개발되어 온 세계 불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발전되어 온 참선방법이 전부인줄 알던 불자들이 미얀마의 전통적인 수행방법을 맛보고서는 크게 눈을 떴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상좌부 불교의 전통을 배우기 위해 유학을 떠나는 불자들도 많아졌습니다. 우리의 안목을 넓히기 위해서도 상좌부 불교는 반드시 배워볼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북방불교는 북전(北傳)불교라고도 하며 1세기 초에 서북인도에서 간다라를 지나 중앙아시아를 거쳐 중국과 한국, 일본 등지에 전해진 불교와 7세기 경 인도에서 직접 티벳으로 전해진 불교를 말합니다. 한 때는 지금의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 등이 북방불교의 중심지 역할을 한 적도 있었습니다. 특히 이곳에는 설일체유부 계통이 우세하였으며 여기에 뒷날 대승불교가 더해져서 중앙아시아를 거쳐 실크로드를 따라 중국으로 전해졌습니다. 중국에 전해진 대승불교는 한문경전과 함께 한국과 일본, 베트남으로까지 전해졌던 것이지요.


남방불교가 주로 부파불교의 전통을 계승하고 있는 것에 반하여 북방불교는 대승불교가 주종을 이루고 있습니다. 경전의 원어도 산스크리트어로 쓰여진 것이 많으며, 이러한 경전들이 중국으로 전해지면서 수많은 한문경전을 남겼습니다.


북방으로 전해진 대승권의 불교는 티벳 계통의 불교와 중국, 한국, 일본 등지에 전해진 동북아 계통의 불교로 나눌 수 있습니다. 동북아 계통의 대승불교는 선불교를 앞세워 서구인들에게 많이 소개되고 있으며, 티벳 불교는 현재 달라이 라마를 중심으로 한 많은 티벳 망명자들이 세계의 각처에서 불교의 확산에 노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들의 자비와 평화의 정신은 세계인들의 찬사와 주목을 받고 있어 불교의 세계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불교가 남북으로 전해지면서 서로 이질적인 모습도 많이 보였으며 서로를 잘 이해하지 못했으나 이제는 교통과 통신의 발달로 이러한 장벽이 점차로 무너지고 있습니다. 남방불교와 북방불교도 전보다는 서로를 더 잘 이해하게 되었으며 이제는 지역적 구분 없이 누구나 자기 인연 따라 근기 따라 선택하여 믿으면 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어떤 형태의 불교이든지 자기에게 적합하면 그것으로 족하며 중요한 것은 불교를 통하여 자기의 일상생활을 어떻게 행복으로 이끌 수 있느냐입니다. 지역에 따라 불교의 모습이 다양하기는 하지만 부처님께서 우리에게 전해주시는 메시지는 오직 하나입니다.
“어리석음을 떨쳐버리고 괴로움에서 벗어나라”


- 이 글은 중앙교육원 교육원장 화령 정사 (정심사 주교)의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