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향기] 지혜로운 삶과 불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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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4-07-04 15:03 조회6,363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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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바른 종교를 통하여 자신이 어떻게 살아야겠다는 인생관을 확립하는 것은 한번 밖에 주어지지 않는 지금의 생을 보람 있게 살기 위한 가장 기초적인 작업입니다. 왜 살아야 하는지도 모르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도 모르면서 하루하루를 그저 바쁘게만 살다 가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죽음이 당도해서야 겨우 정신을 차리고서는 좀 더 여유 있게 살았더라면 혹은 좀 더 넉넉하게 사람들을 대했더라면 하고 후회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좀 더 일찍 정신을 차린 사람은 아름다운 노년을 보내기도 하지요. 왜 사는지도 모르고 헉헉 대다가 죽는 줄도 모르고 죽어버리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그런 삶은 벌레의 삶보다도 낫다고 할 수 없습니다.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이 버러지 보다 못한 삶이 되어서야 되겠습니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생활고에 허덕이면서 인생관이고 뭐고 생각할 겨를도 없이 바쁘게 살아갑니다. 결국은 모든 것을 버리고 빈손으로 갈 것인데도 몸과 마음을 괴롭히며 그렇게 살고 있습니다. 자신만 괴롭히면 다행인데 자기의 탐욕을 위하여 다른 사람까지도 괴롭힙니다.


확실한 인생관을 확립하여 인생의 목적을 뚜렷이 가지고 그것을 달성하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면서 활기차게 나아간다면 최소한 인생의 절반은 성공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살아온 지난날이야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도 부처님의 가르침을 만나 확실한 인생관을 지니고 자신의 목표를 실현하기 위하여 끊임없이 정진한다면 그것이 곧 지혜로운 사람의 모습이 아니겠습니까?


길을 알고 가는 사람과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고 가는 사람은 하늘과 땅 만큼의 차이가 있습니다. 목표를 알고 또 거기에 이르는 길을 아는 사람의 삶은 여유가 있습니다. 그리고 늘 즐겁습니다. 근심을 하더라도 자신의 문제가 아니라 어리석은 이웃, 불행한 이웃을 걱정하는 자비심에서 나오는 근심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자비심과 지혜가 있는 사람들은 남을 돕는 데서 삶의 기쁨을 얻습니다. 이러한 삶은 지혜로운 자가 누리는 특권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불교의 초기 경전의 하나인 《법구경(法句經)》에 이런 구절이 나옵니다.


방일한 마음을 스스로 금하여
그것을 물리친 자 현자라 하네.
그는 이미 지혜의 누각에 올라
근심도 벗어놓고 안락을 얻어
어리석은 무리를 내려다본다.
마치 산 위에서 아래를 보듯.


부지런히 수행하여 지혜를 얻은 자는 이렇게 모든 근심을 털어버리고 느긋하게 인생을 관조할 수 있습니다. 지혜가 있는 사람은 몸은 바빠도 마음의 여유를 즐길 수 있습니다. 그러나 어리석은 사람은 항상 불만으로 가득 차서 몸과 마음이 다 고달픕니다. 지혜가 있다는 것은 단순히 낙관적으로만 매사를 보라는 말이 아닙니다. 자기 최면에 걸려 남이야 어떻게 되든 나만 편하게 지내면 된다는 이기적인 생각도 아닙니다. 나도 편하고 남도 행복하게 해 줄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 지혜로운 삶입니다.


지혜가 없으면 나는 기껏 남을 위해 한다고 하는 것이 도리어 그 사람을 망치는 경우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애기들이 사탕을 달라고 한다고 해서 귀엽다고 자꾸 먹여보십시오. 이빨을 다 썩게 만들게 됩니다. 혹은 경제적으로 어렵다고 누구를 도와 줬는데 도리어 그 사람의 의뢰심만 더 길러 자립을 하지 못하게 하는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이처럼 지혜가 없으면 남에게 자비를 베푼다는 것이 도리어 그 사람을 해치는 일이 되기도 합니다.


바른 가르침을 통하여 인생관을 확립한다는 것은 곧 지혜롭게 산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지혜로운 사람은 지금 당장 죽더라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살아있는 그 순간까지 항상 즐겁습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도 행복하게 만들어줍니다. 그러한 사람의 삶에는 늘 여유가 배어나옵니다. 느긋한 마음은 주위 사람을 모두 편안하게 해 줍니다. 그러한 영향은 이웃에게까지도 미쳐집니다. 바른 인생관을 가지고 지혜롭게 사는 사람에게는 장애도 없습니다. 어려운 일은 내가 맡고 즐거운 일은 남에게 돌리기 때문에 늘 보람 있고 매사가 즐겁습니다. 지혜로운 사람은 무슨 일을 하든지 그것이 결국은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다른 사람들까지도 행복하게 하는 것이 됩니다. 그러니 일이 아무리 힘들어도 보람이 있고 뿌듯하지요.


이러한 삶을 살고 싶다면 부처님의 가르침을 잘 따라 배우고 실천하십시오. 지혜로운 삶을 영위하도록 이끌어주시는 부처님의 가르침이 곧 불교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종교는 다 같은 것이라고 합니다만 그렇지 않습니다. 무조건 믿기만 하는 그런 종교가 지구 한쪽 켠에서 얼마나 많은 피를 뿌리고 있는지 잘보고 계시지 않습니까? 불교는 그런 종교가 아닙니다. 불교는 지혜를 주는 종교입니다. 지혜로써 우리의 삶의 본질을 깨닫고 진정한 행복의 길을 찾게 해 주는 것이 부처님의 가르침입니다.

- 이 글은 중앙교육원 교육원장 화령 정사 (정심사 주교)의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