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향기] 신은 이렇게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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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4-12-24 17:07 조회5,950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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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인류가 신이라는 개념을 생각하게 된 것은 원시시대까지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할 수 있습니다. 원시시대에는 사람들이 자연의 원리를 잘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에 홍수나 태풍, 천둥, 번개, 지진, 화산 폭발 등 다양한 자연 현상에 막연한 두려움을 느끼고 그것을 움직이는 어떤 힘이 존재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러한 자연 현상 뿐만 아니라, 때맞추어 비를 내려 주고 작물을 자라게 하는 하늘과 땅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의 감정을 지니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들은 그들에게 다가오는 모든 자연현상의 신비한 힘에 경외감을 나타내었고, 또 그러한 신비한 힘에 점차적으로 인격적인 특성을 부여하였습니다. 그래서 원시인들은 이들의 비위를 거슬리게 하거나 화나게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그들은 자신들이 거둔 농작물이나 사냥하여 잡은 짐승을 제물로 바치고 이들의 환심을 사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래야 하늘이 때맞추어 비를 내려 주고 바람도 온순하게 불어 농사를 짓는데 방해를 하지 않을 거라 생각했던 것입니다. 천둥과 번개, 화산 폭발, 지진 등도 이들에게는 두려움의 대상이었습니다. 가끔 변덕을 부리는 자연의 그 엄청난 힘에 그들은 굴복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모든 것을 누군가가 조종한다고 생각했던 겁니다. 이러한 것이 신에 대한 관념이 발생한 시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도 아프리카의 미개인들이나 남미의 오지에 사는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하고 제물을 바쳐 제사를 지내는 풍습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아니 멀리 갈 것도 없이 우리나라에도 이러한 풍습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산삼 캐러 갈 때 산신에게 제를 지내고, 고기 잡으러 나가기 전에 바다에 제를 올립니다. 이러한 것들이 모두 자연에 대한 경외감에서 비롯된 신 관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원시인들은 처음에는 눈에 보이는 모든 것에 신의 존재를 상정하고 경배했습니다. 수목의 신, 하천의 신, 번개의 신, 천둥의 신, 바람의 신, 태양신, 천신, 지신 등 다양한 신을 상정하였습니다만 시간이 흐르면서 뭔가 이런 것을 통괄하는 또 다른 힘이 존재하지 않는가라는 생각에 이르게 되었던 것입니다. 유일신 신앙은 바로 이러한 바탕 위에서 탄생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이렇게 해서 각 종족 별로 그들 토양에 맞는 자기들만의 유일신을 생각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유일신은 자기들의 신 이이에 다른 신은 인정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래서 내가 믿는 신이 가장 세다 아니다 하면서 지금도 다투고 있는 것입니다.


특히 사막 지역에서 발생한 유일신 신앙은 사막의 특성을 잘 반영하고 있습니다. 사막에서는 길을 잃으면 그대로 죽는 수밖에 없습니다. 길이 있었다 싶어도 모래바람이 한번 휩쓸고 지나가면 어디가 어딘지 모르게 됩니다. 그래서 이들은 항상 경험이 많은 길잡이를 앞세워 무리를 지어 사막을 횡단합니다. 길잡이를 따르지 않고 제 멋대로 행동했다가는 바로 죽음에 이르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은 사막을 횡단할 때 길잡이의 말에 절대 복종해야 합니다.


이러한 풍토에서 나타난 유일신 신앙은 그 교리에서도 이러한 사고방식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유일신을 믿는 사람들은 다른데 눈길 돌리는 것을 허용하지 않습니다. 오직 자기들의 신만을 믿고 따라야 살 수 있다고 가르칩니다. 무조건 믿으라고 합니다. 마치 사막에서 길잡이의 말을 듣지 않았다가는 길을 잃기 때문에 길잡이의 말에 절대 복종해야 하는 것과 같습니다. 아무리 선한 일을 했어도 자기들의 신을 믿지 않으면 구제 받을 수 없다고 가르칩니다.


종교라는 것을 살펴 볼 때, 우리는 그 종교가 어떤 풍토에서 발생한 것인지를 잘 살펴봐야 합니다. 그래야 그들의 근본적인 사고방식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보면 왜 기독교나 이슬람교가 그토록 다른 종교에 대해서 배타적이고 독선적이며 적대적인지를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무튼 자연현상이 일어나는 원리에 대하여 과학적 지식이 부족했던 원시인들이 이러한 현상들에 대하여 경외감을 느끼고 여기에 인격성을 부여하여 숭배의 대상을 삼은 것에서 신 관념이 나타났으며, 이러한 신 관념이 전개되면서 이들을 통합하는 어떤 힘을 상정하게 된 것이 유일신 신앙이 되었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유일신에 대한 관념은 인간의 상상력을 더하여 온갖 신화가 여기에 첨가되게 되었고, 그러한 것들이 세월의 흐름과 함께 교리로 정착되게 됩니다. 이 가운데에서 아직도 과학과 맞서 여전히 주장되고 있는 것이 천지창조설입니다. 숱한 진화의 증거가 나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그 배후에는 신의 힘이 존재한다고 믿고 있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아직도 밝혀지지 않은 불가사의한 자연현상이나 물리적 현상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신의 작용에 돌리는 것은 원시시대에 자연의 원리를 이해하지 못해서 그것들을 신의 작용이라고 생각하던 것과 다를 것이 없습니다.


이제 과학이 발달하고 인간의 지혜가 깨어나는 지금, 합리적 사고에 바탕을 두지 않는 종교는 점차 세력을 잃어가고 있습니다만 유독 우리나라에서만은 이와 반대되는 이상한 현상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불교의 바른 지혜가 빛을 발해야 할 텐데 그러지 못해서 안타깝습니다.


-이 글은 중앙교육원 교육원장 화령 정사 (정심사 주교)의 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