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향기] 정념(正念)--일상생활을 바르게 하기 위한 마음 챙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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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5-07-20 10:04 조회8,266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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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념(正念)은 바르게 기억하고 바르게 의식하는 것을 말합니다. 원래 ‘염’이라는 말에는 두 가지 뜻이 있습니다. 첫째는, 현재의 경험을 기억하여 잊지 않는 것이고, 둘째는, 일찍이 경험하여 기억하고 있는 것을 생각해 내는 것입니다. 정념의 염도 이런 두 가지 뜻을 다 포함하고 있습니다만, 정념이라고 하면 늘 마음에 새겨서 기억하여 잊지 않는 것과 함께 현재 자기가 하고 있는 것에 대해 늘 마음을 놓지 않고 의식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보통 정념이라는 말은 정지(正知)라는 말과 함께 사용되어 정념정지라고 합니다. 정념에는 정지의 뜻도 포함되어 있지만 굳이 이 둘을 나누어 분석하면, 정념이라는 것은 어떤 것을 기억하여 잊지 않는 다는 뜻이고, 정지라고 하면 현재 자기가 경험하고 있는 것, 예를 들면, 길을 갈 때는 나는 지금 길을 가고 있다, 운전을 할 때는 나는 지금 운전을 하고 있다 등등 현재 자기가 하고 있는 일을 놓치지 않고 의식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 두 가지 의미를 포함한 정념이라는 것은 자기가 해야 할 것에 대해 잘 기억하고 있는 것이며, 언제나 바른 의식을 가지고 지금 하고 있는 것에 대해 주의를 기울이며 방심하지 않는 것입니다.
이러한 태도는 진리를 추구하고 실천하는 데에서 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반드시 지녀야할 생활태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우리 주위에서 매일 일어나고 있는 안전사고 등을 보면 대부분이 자기가 하는 일에 마음을 기울이지 않고 방심하는 데서 옵니다. 특히 교통사고는 대부분이 운전자의 방심에서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밖에도 전철이나 철도, 선박, 항공기 사고 등도 방심에서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화재나 수재 등에서도 담당자들이 방심하고 있는 사이에 사고가 발생하고, 또 방심으로 인해서 신속히 조치를 취하지 못해서 대형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자기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해서 마음을 기울이지 못하고 타성에 젖어서 건성건성 하다가 큰 사고를 일으키는 것입니다. 이러한 사고로 인한 인명이나 재산의 손실은 살인이나 강도로 인한 피해보다도 어떤 면에서는 더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밖에도 마음이 흐트러진 상태에서 부주의로 계약을 잘못 해서 손실을 입는다든가, 시합이나 경기에서 패배하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이런 예들은 모두 바른 의식을 지니지 못하고 방심하는 데서 오는 결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념정지는 우리의 일상생활에서도 반드시 지녀야 할 덕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경전에서는 정념에 대해서도 세속의 정념과 세속을 벗어난 지혜로운 자의 정념으로 나누어 설하고 있습니다.
어떤 것이 바른 기억인가? 바른 기억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세속의 바른 기억으로 번뇌와 집착이 있으나 선취로 향하게 한다. 다른 하나는 세속을 벗어난 지혜로운 자의 바른 기억으로 번뇌와 집착이 없고 괴로움을 바르게 다하여 괴로움의 소멸로 향하게 한다.
그리고 이어서 세속의 바른 기억에 대해 이렇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번뇌와 집착이 있으나 선취로 향하게 하는 세속의 바른 기억이란 어떤 것인가? 기억을 하되 기억을 놓치지 않으며 거듭 기억하고, 기억하여 성취하는 것이 거짓되지 않고 허망하지 않은 것을 세속의 바른 기억이라고 한다.
세속의 바른 기억은 번뇌와 집착을 다 떨쳐버린 것은 아니나 선취로 향하게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기억은 항상 자기가 해야 할 것을 염두에 두고 그러한 기억을 놓치지 않으며 거듭하여 상기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어떤 일을 대할 때 처음에는 잔뜩 긴장하고 주의를 기울이지만 조금 지나면 자기도 모르게 타성에 젖어서 처음의 그 마음은 온데간데 없고 마음을 흐트러뜨립니다. 그래서 거듭 기억하라는 것입니다.
실수를 하지 않으려면 항상 자기가 하는 일을 마음에 두고 있어야 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고 하고 있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밥을 먹으면서 신문을 보면 밥맛도 잘 모르고 신문도 제대로 읽지 못합니다. 운전을 하면서 얘기에 열중하다가 접촉사고를 내기도 합니다. 밥 먹을 때는 밥 먹는 일에 열중하고 운전할 때는 운전에 열중해야 하는데 그렇지를 못합니다. 정치인이면 정치인답게 나라 운영하는 일에나 마음을 두어야 하는데 재산 불리기에만 급급하다든지, 혹은 공무원이면 공무원답게 공무에 충실해야 하는데 부정을 저지르는 일에만 정신이 팔려 있으면 정념이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학자는 연구에만 마음을 쏟고 있어야 하는데 명예와 직위만 탐낸다든지 하는 것은 다 마음을 바르게 기울이는 것이 아닙니다.
옛날에 어떤 선사에게 불도가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졸릴 때 자고 배고플 때 밥 먹는 것이 불도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렇게 하지를 못합니다. 자면서도 돈 걱정 하고 밥 먹으면서도 머리에는 할 일이 잔뜩 들어 있습니다. 그러니 잠을 자도 잔 것 같지가 않고 밥을 먹어도 먹은 것 같지가 않습니다. 그러다가 나중에는 잠을 자도 가시방석에 누운 것 같고 밥을 먹으면서도 모래를 씹는 기분이라고 합니다.
정념은 한 마디로 자기가 해야 할 것에 대해 늘 잊지 않고 마음을 기울이는 것을 말합니다. 학생이면 공부에 마음을 기울이고 운동선수는 운동에 마음을 기울여야 합니다. 늘 자기가 해야 할 것을 잊어버리기 때문에 성적이 떨어지고 실력이 발휘가 되지 않는 것입니다. 정념이라는 것은 이와 같이 자기가 하는 일에 항상 주의를 기울이고 방심하지 않는 것을 말합니다. 해야 할 것을 기억하고 그 기억을 놓치지 않으며 그러한 태도로써 일을 성취해야 합니다. 그렇게 해야 부실한 결과를 낳지 않고 좋은 결과를 가져 올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것이 세속의 정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것과 달리 세속을 떠난 성스러운 정념에 대하여 《잡아함경》에서는 이렇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번뇌와 집착이 없고 괴로움을 바르게 다하여 괴로움의 소멸로 향하게 하는 세속을 벗어난 지혜로운 자의 바른 기억이란 어떤 것인가? 이른바 불제자가 고성제를 있는 그대로 사유하고, 집성제, 멸성제, 도성제를 있는 그대로 사유하여 번뇌 없는 사유를 따라 기억을 놓치지 않으며 거듭 기억하고, 기억하여 생각하는 것이 거짓되지 않고 허망하지 않은 것을 세속을 벗어난 지혜로운 자의 바른 기억이라고 한다.
정념에 대해서도 세속의 정념이나 세속을 벗어난 지혜로운 자의 정념이 거의 같습니다. 다만 여기에서도 사성제에 대해 바르게 사유해야 하는 것이 전제조건으로 되어 있습니다.
경전에서는 정념에 대하여 사념처(四念處)로써 설명하고 있습니다. 사념처는 사념주(四念住)라고도 하는데, 우리의 몸과 느낌, 마음, 현상으로서의 법에 대해 마음을 놓지 않고 관찰하는 것입니다. 여기에는 신념처, 수념처, 심념처, 법념처가 있는데, 이것을 흔히 신?수?심?법의 사념처라고 합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앞에서 언급했습니다만 다시 한번 간략히 설명 드리겠습니다.
먼저 신념처라는 것은 우리의 육신을 부정하다고 관찰하여 잊지 않는 것입니다. 수념처는 우리가 받아들이는 느낌이 모두 고통이라고 관찰하여 잊지 않는 것입니다. 즉, 우리가 즐거움이라고 생각하는 모든 느낌이 실은 고통의 근원이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심념처는 의념처라고도 하는데, 우리의 마음은 항상 그대로 있는 것이 아니고 항상 변화하는 것임을 관찰하여 잊지 않는 것입니다. 법념처라는 것은 모든 존재와 현상에 고정된 실체는 없다는 것을 관찰하여 잊지 않는 것입니다. 말하자면 몸의 부정, 느낌의 고, 마음의 무상, 법의 무아라는 진리를 잘 관찰하여 항상 잊지 않는 것을 사념처라고 하는 것입니다. 사념처는 출가 재가를 막론하고 열반을 지향하는 모든 불자들이 지녀야 할 바른 기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정념은 세속적인 일을 처리함에 있어서도 항상 마음을 놓지 않고 주의를 기울이는 것을 의미할 뿐만 아니라, 열반을 지향함에 있어서도 사념처로써 언제나 우리의 몸과 마음, 그리고 느낌과 일체의 현상과 존재의 실상에 대해 마음을 기울이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분별성제경》에서는 부처님께서 정념에 대해 이렇게 요약하여 설명하셨습니다.
정념이란 어떤 것인가? 이른바 불제자가 고를 고라고 생각하고, 고의 원인을 고의 원인이라고 생각하며, 고의 소멸을 고의 소멸이라고 생각하고, 고의 소멸에 이르는 방법을 고의 소멸에 이르는 방법이라고 바르게 생각하는 것이며, 본래 지은 바를 관찰하고 생멸 변화하는 모든 존재와 현상을 생각하는 것을 배우며, 모든 존재와 현상이 재난을 보고 열반의 안락을 보며, 집착 없는 훌륭한 심해탈을 생각하고 관찰하는 것이며, 마음이 생각을 따르되 바르지 않은 생각은 버리며, 두루 생각하여 잊지 않고 기억하며, 반복하여 기억하고 마음을 바로 하여 거기에 상응하는 것을 잊지 않는 것을 일러 정념이라고 한다.
한 마디로 정념은 사성제의 이치를 바르게 생각하여 기억하고 모든 존재와 현상에서 나타나는 괴로움을 관찰하고 그것에 비추어 열반이라는 것을 잊지 않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집착을 버리고 바른 생각을 가지며, 그러한 바른 생각을 반복하여 기억함으로써 잊지 않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정념의 실천은 팔정도의 마지막 항목인 정정을 얻기 위한 기초가 되는 것입니다.
- 이 글은 중앙교육원 교육원장 화령 정사 (정심사 주교)의 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