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총지종

밀교의불보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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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밀교는 법경 정사(밀교연구소 소장/법천사 주교)가 글을 연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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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공견삭관음보살 (不空?索觀音菩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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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4-01-03 11:16 조회12,090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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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보살이 지니고 있는 물건을 지물(持物)이라하는데 그 지물의 의미를 들여다 보면 그 불보살의 특성을 파악할 수 있다. 즉 그 불보살의 역할과 공덕력(功德力)을 알 수 있다. 연꽃은 깨달음의 완성을 의미하고 금강저(金剛杵)는 굳센 믿음과 불퇴전을, 약병(藥甁)은 치유의 공덕력을 나타낸다. 이러한 지물(持物) 가운데 특이하게 밧줄을 지닌 보살이 있으니 바로 육관음보살 가운데 한 분인 불공견삭관음보살(不空?索觀音菩薩)이다. 견삭을 견색이라고도 하는데 이는 두 가지의 음(音)이 있으므로 불공견삭보살 또는 불공견색보살이라 하는 것이다.

대비(大悲)의 그물과 밧줄로
일체중생을 구제하는 관음보살
불공견삭보살의 명호 가운데‘견삭(?索)’은 올무 형식의 동아줄을 말한다. 견(?)은 ‘올무 견’, ‘그물 견’의 한자어이고, 삭(索)자는‘동아줄 삭’이다. 견삭은 그물이나 밧줄을 의미한다. 밧줄을 지닌 보살이므로 불공견삭관음보살이라 이름이 붙여진 것이다. 지물(持物) 가운데 견삭이 핵심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밧줄은 어떤 의미가 있길래 불공견삭관음보살이 이 지물을 지니고 있을까?
밧줄은 어떤 물체를 매거나 얽거나 연결하거나 또는 끌거나 당기거나 매다는 등 그 용도가 매우 다양하고 광범위하다. 또 두 가닥 이하로 꼰 것을 줄이라 하고, 세 가닥 이상으로 꼰 것을 밧줄이라 부르고, 또 가늘고 굵은 것에 따라 끈, 밧줄로 구분한다. 그러나 굵고 가는 것의 정확한 한계를 구분하기는 어렵다. 대체로 지름 3mm 이내의 것을 줄로 보고 그 이상을 밧줄로 본다고 한다.
굳이 밧줄의 용도, 끈과 밧줄의 구분을 자세히 언급하는 이유는 바로 그러한 의미로써 불공견삭보살이 지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불공견삭관음보살의 공능(功能)을 상장하고 있다. 어떤 물체를 끌거나 매달려면 가느다란 줄 보다 튼튼한 밧줄이 더 제격이다. 불공견삭보살의 지물이 끈이 아니라 밧줄인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무명중생을 구제하고자 하는데 어찌 가느다란 끈으로 가능하겠는가. 동아줄로 된 튼튼한 밧줄이어야 함은 당연한 것이다. 불공견삭관음보살의 밧줄은 바로 견삭보살의 공덕력을 의미하고 있는데, 그 공덕력은 바로 무명중생들을 단단히 보호하고 구제하는 것이다. 관세음보살다운 자비로움의 밧줄이다.
불공견삭보살은 대비(大悲)로써 번뇌와 고통에 빠져 있는 중생들을 구제하시는데, 그 도구가 바로 그물과 밧줄이다. 관세음보살의 대비(大悲)는 그물과 밧줄로 비유되고, 구제받아야 할 무명중생은 새(鳥)에 비유된다. 중생인 새를 자비의 그물로 포획하는 보살이 바로 불공견삭보살이다. 또 중생을 고기(魚)에 비유하여 대자비의 낚싯줄로 중생인 고기를 낚아 열반의 언덕에 이르게 하는 보살이다. 새나 고기를 포획하려면 단단한 그물과 밧줄이 필요한 것처럼 중생구제를 위한 대자비(大慈悲)의 밧줄은 없어서는 안되는 지물(持物)이다. 단단하고 튼튼한 대자비의 그물과 밧줄이다.
이와 같이 대자비(大慈悲)는 모든 변화관음보살에게 공통적으로 흐르고 있는 키워드이다. 관세음보살이 근원적으로 자비를 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육관음보살들이 제각기 다른 지물을 지니고 있지만 중생구제를 위한 마음은 한결같다. 단지 다른 지물과 방편을 쓰고 있을 뿐이다.
아모가 파샤(Amogha pasa)는‘헛되지 않도록 원을 이루어지게 한다’는 뜻
이 보살은 산스크리트어로‘아모가 파샤(Amogha pasa)’라고 한다. 아모가( Amogha)는 ‘불공(不空)’이란 말인데, ‘ 헛되지 않음’‘확실한’이라는 뜻이다. 그래서 이 보살을 믿으면 그 믿음이 헛되지 않아 반드시 원(願)을 이루게 된다고 한다.
파샤(pasa)는‘견삭’ 이란 말인데, 인도에서 전쟁이나 사냥할 때 쓰던 무기의 일종으로 고리가 달려있는 밧줄로 된 올가미를 말한다. 이 올가미에 걸리면 누구도 빠져 나갈 수 없다. 이러한 의미에서 살생과 억압의 무기인 견삭을 불공견삭관음보살은 자비를 베푸는 도구로 변용(變用)하여 모든 중생을 구제하고 계신다. 그 자비의 올가미로 한 사람이라도 새어 나가지 않도록 그물을 던지고 밧줄을 잡아당긴다. 고통 속에 허덕이는 일체중생들을 한 명도 빠뜨지 않고 모두 구제하겠다는 대자비의 발심이 바로 불공견삭관음보살의 지물에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불공견삭관음보살의 경전상의 근거는『불공견삭신변진언경(不空?索神變眞言經)』이다. 이 경에서 관음보살이 보타락가산의 궁전에서 과거에 가르침을 받은 바 있는‘불공견삭심왕모다라니진언(不空?索心王母陀羅尼眞言)’의 공덕을 설한 사실을 서술하고 있는데, 여기에 불공견삭보살이 등장한다.
그리고 이 경에 보면 주문을 외우는 자는 현세에서 20가지의 공덕을 얻고, 임종할 때는 8가지의 이익을 얻는다고 한다. 또한 이 경전에는 개인적인 이익 뿐만 아니라 국가 차원의 이익을 설하고 있다. 즉 나라가 어지러울 때 이‘불공견색심왕모다라니진언’을 외우면 국토 내의 모든 사람들이 안온하게 지낸다고 한다.
그래서 진호국가(鎭護國家)를 강조하여 중국이나 일본에서는 이 보살을 중히 여기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그다지 주목 받고 있지 않지만 강원도 낙산사의 보타전의 칠관음보살 가운데 한 분으로 불공견색관음보살이 봉안되어 있기도 하다. 국태민안(國泰民安)을 염원한 데서 비롯되었다고 하니 진호국가(鎭護國家)의 의미라고 보여진다.
▲ 일면(一面) 육비(六臂)의 불공견삭관음보살

견삭(?索)은 중생구제의 도구이자
관세음보살의 공덕력을 나타낸다
이 불공견삭보살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불공견삭관음보살은 일면사비(一面四臂), 삼면사비(三面四臂), 삼면육비(三面六臂), 십면팔비(十面八臂), 십일면이십비(十一面二十臂)등 다양한 모습을 하고 있다. 대체로 몸은 백색(白色)이고, 머리에는 보관(寶冠)을 쓰고 있는데 거기에는 화불(化佛)이 새겨져 있다. 중생을 성불로 이끌려는 발원의 의미다.
존상(尊像)은 일반적으로 삼면삼목사비(三面三目四臂)를 취하고 있다. 세 개의 얼굴과 거기에 각각 세 개의 눈이 있고, 네 개의 팔을 지니고 있다. 왼쪽의 첫 번째 손에는 활짝 핀 연꽃, 두 번째 손에는 견삭(?索), 오른쪽 첫 번째 손에는 염주(念珠), 두 번째 손에는 조병(?甁)을 지니고 있다. 이 여섯 가지의 지물(持物)은 서로 연관성을 지니고 있는데, 견삭(?索)으로 중생을 건져내고, 조병(?甁)으로 중생을 씻기며, 염주(念珠)로써 정진수행케 하여 구경에는 만개한 연꽃처럼 깨달음을 이루게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보관(寶冠)의 화불(化佛)은 깨달음, 즉 성불(成佛)을 의미한다. 이 가운데 가장 핵심적인 방편은 당연히 견삭이다. 견삭으로 중생을 건져내는 것이 급선무이기 때문이다. 중생을 한 명도 빠짐없이 건져내는 것이 불공견삭관음보살이 맡고 있는 가장 중요한 직무(職務)인 것이다.
이와 같이 불공견삭관음보살의 지물인 견삭(?索)은 바로 중생구제를 위한 도구이자 견삭보살의 공덕력을 보여주는 것이다. 오늘부터 우리는 마음에 각자 자비의 밧줄을 하나씩 가져보자. 다음호에서 준제관음보살을 살펴보기로 한다.
▲ 일면(一面) 육비(六臂)의 불공견삭관음보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