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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삼한담 | 참회는 자기 양심과 진면목 혼자서만 비추는 거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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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총지종 작성일19-01-07 17:10 조회1,876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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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회는 자기 양심과 진면목 혼자서만 비추는 거울

 

-새해 꿈과 소망 세모 참회 없인 결코 이루어지지 않아

-사는 모습 법 안에 있지 못할 때, 그 세상 시끄러워져

 

한해가 또 저물어 간다. 저물어 가는 한해를 바라보며 세월의 빠름을 실감하는 일은 나이가 들수록 더한 것 같다. 사람들은 새해를 맞이할 때마다 불행이 자신만은 비켜가길 바라고 또 나름대로의 부푼 꿈에 젖는다. 하지만 어떤 소망이나 설계를 세우기 전에 먼저 할 일이 있다. 진지한 참회의 시간을 갖는 일이 바로 그것이다.

한해동안 계획한 일을 성취하지 못한 아쉬움에 빠지기 보다는 자신과 남에게 잘못을 저질렀거나 부끄러웠던 일은 없었는지 돌이켜 보는 일이 우선되어야 한다.

참회는 거울이다. 자기의 양심과 진면목을 혼자서만 비추어 볼 수 있는 거울이다. 참회는 그리고 자기에게 눈을 뜨는 일이다. 밖으로만 눈 돌리다보니 미처 자기를 돌아볼 겨를이 없을만치 바쁘게 보낸 한해를 회개하고 다시는 잘못을 저지르지 않겠다는 다짐이 참회다.

참회할 줄 아는 존재는 오로지 사람 뿐이다. 그 어느 동물도, 심지어는 절대신조차도 참회는 모른다. 오로지 사람만이 자기l를 돌이켜 볼 줄 아는 것이다. 사람이 고귀한 존재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불행은 남으로부터 오는 것이 아니다. 적은 외부에 버티고 있는 것이 아니다.

악귀는 타종교의 신앙서 자라고 있는 것이 아니다. 바로 나 자신 속에서 그것들은 호시탐탐 자신을 유혹해 오거나 흔들어놓지 않았던가.

새해의 꿈과 소망은 세모의 참회 없이는 결코 이루어지지 않는다. 지난 한해 이루지 못한 꿈과 소망이 있다면 그것은 미처 내가 깨닫지 못하고 있는 이유들이 내 안으로부터 나를 방해해 왔기 때문일 것이다. 그것을 찾아내고 진심으로 참회할 때 새해는 진정한 새해로 내게 찾아올 것이다. 인생은 빠르게 지나간다. 세모를 맞으면서도 참회가 없다면 그저 나이만 먹어갈 뿐 결코 인생이 익어가지는 않을 것이다.

세간이나 출세간이나 사는 모습이 법 안에 있지 못할 때, 그 세상은 시끄러워진다. 세간엔 올 한 해 시끄러웠던 일들이 여전히 시끄럽게 많이 남아있다. 돌이켜 보면 지나온 여러 해가 늘 그랬던 것 같다. 더구나 해를 더할수록 그 법과 어긋나 있는 모습들의 정도가 점점 더 심각해지는 것 같아 마음의 씁쓸함 역시 해를 더할수록 더하다. 다투고, 속이고, 감추고, 외면하고, 빼앗고. 그 모습이 점점 익숙해지기까지 하는 세태가 안타깝다. 친구가 서로 무섭고, 이웃이 서로 무섭고, 선생과 제자가 서로 무섭고, 국민과 국민이 서로 무섭고, 심지어 부모와 자식이 서로 무서운 일에 점점 무감각해지는 것 같아 무섭다. 문제는 그렇게 여법하지 못 할 때, 누군가는 반드시 슬프고 아파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은 내가 울어야 할지도 모를 일이며 나의 부모와 자식이 울어야 할지도 모를 일이다. 그렇게 여법하지 못하다는 것은 슬픈 일이다. 안 될 일이다. 친구라는 말, 이웃이라는 말, 선생님이라는 말, 어르신이라는 말, 위정자라는 말이 따뜻한 말로 있어야 한다.

이제 부처님의 시절과 또 한 해 멀어졌다. 멀어지는 일만 남은 것은 어쩔 수 없어도 부처님 법은 늘 가까이 있어야 한다. 부처님이 말씀하시기를 악을 행하면 괴로운 과보 받고 선을 행하면 선의 과보 받는다고 하셨다. 그 과보까지 물론 시간이 걸릴 수 있다. 하지만 빠르고 늦음의 시간과 속도 차이가 있을 지언정, 과보를 받는 다는 진리는 피할 수 없는 진실이다. 해야될 일이라면 우리가 하자. 부처님 가까이 사는 우리가 먼저 걱정하자. 얼마 안 있으면 곧 다가올 새해 아침. 우리에게 다시 값진 시간이 펼쳐진다. 이 시간을 맞이하고 볼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복인가. 지금 당장은 지치고 지루한 삶일지언정, 꽃이 피는 봄을 기다릴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가슴 벅찬 일인가. 그 희망의 끈을 꽉 붙들고 놓지 말자. 오늘, 향 한 자루 들고 경건한 마음으로 부처님 앞에 서자. 그리고 서원하자. 우리 모두 여법한 새 해가 되기를, 우리 모두 선행을 많이 쌓는 자비심으로 충만한 한해가 되기를 말이다. 다가올 새 해가 벌써부터 기다려 진다.

<김주일 현대불교신문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