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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뽀이야기 | 세상은 내가 본 것처럼 그렇게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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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총지종 작성일20-02-05 12:40 조회19회

본문

세상은 내가 본 것처럼 그렇게 있지 않다 

유식무경(唯識無境), 만법유식(萬法唯識)


유식(唯識)이란 말은 ‘오직 식(識_마음)이다.’라는 뜻으로 사용된다. 용어의 본래의 뜻을 알기 위하여 갖추어 말하면 유식무경(唯識無境) 혹은 만법유식(萬法唯識)이며, 유식(唯識)은 이것의 준말이다. 


내 생각으로 세상을 본다.
왜 세상 상식과 다르게 오직 마음만 있고 대상은 없다고 하는가? 여기서 대상이 ‘없다’는 말은 ‘아무것도 없다.’라는 뜻이 아니라 ‘세상은 내가 본 것처럼 그렇게 있지 않다’는 뜻이다. 내 앞에 펼쳐진 세상을 없다고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본 것처럼 그렇게 있지 않다는 것이다. 내가 세상을 인식하는 순간, 세상에 자신의 생각을 덧칠한다. 내 생각을 통해서만 세상을 볼 수 있다. 그래서 ‘내 생각으로 세상을 본다.’는 뜻이다.  
여기에서 식(識)은 인식(認識)하는 주체에 해당하는 마음속의 인식작용인 심식(心識)을 의미한다. 왜냐하면 인식작용을 떠나서 별도로 인식의 주체가 없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마음이란 인식하는 주체의 전체적인 모습을 말한다면, 심식은 마음의 구체적인 인식작용을 말한다. 이 점에서 앞으로 식(識)과 심식(心識)을 동일한 의미로 사용한다.
대상(對象)이란 심식이 인식하고자 하는 그 상대가 되는 것을 말하며, 여기에는 물질적인 것과 정신적인 것 모두를 포함한다. 그러므로 유식무경(唯識無境)이란 심식이 대상을 인식할 때, 오직 인식의 주체인 심식은 인정되지만 그 대상은 없다는 말이 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우리들은 대상(對象)이 있음을 보고, 그것을 통해서 인식작용이 일어나고, 그 결과로 대상이 무엇인지 판단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눈앞에 보이는 대상은 분명하게 있는 것 같지만, 그것을 인식하는 심식은 마음속에 있으므로 쉽게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유식무경(唯識無境)은 현실적인 우리들의 생각과는 완전히 반대가 되는 것으로 이해되기 때문에, 유식(唯識)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생각과 함께 일상적인 인식경험을 부정하는 것으로 오인되는 경우가 많이 있다.
 우리들의 심식과 대상을 표면적으로만 이해하는 경우에는 그렇게 보일 수 있는 여지가 있다. 


인식 주관에 따라 다른 결과
그러나 조금 더 살펴본다면, 우리들 주변에는 비슷하게 많은 대상들 중에서 서로 다른 특정한 대상에 마음이 끌리는 경우가 있으며, 같은 대상에 대해서도 인식하는 사람에 따라서 서로 다른 인식의 결과를 가지고 있는 것을 자주 경험하게 된다.
일수사견(一水四見)과 새끼줄을 뱀으로 착각하고, 뱀을 새끼줄로 착각하는 인식의 오류를 앞글에서 살펴보았다. 같은 대상일지라도 인식주관에 따라서 다르게 인식될 수 있다는 것은, 우리들 각자가 인식하듯이 대상이 그렇게 결정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대상이 분명하게 결정되어 있다면 누구나 동등하게 인식하여야 하며, 항상 같은 인식의 결과를 가져와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들이 대상을 만나는 것은 인식주체가 무엇을 원하는가에 따라 정해지기 마련이며, 대상을 인식함에 있어서도 자신의 인식경험과 능력에 따라 다르게 인식될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대상이 실지로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며, 우리들의 인식주체인 심식의 상태에 따라서 그 대상의 모습이 다르게 나타난다.  


대상은 자체로 정해짐이 없어
인식작용을 결정하는 능력에 있어서 심식이 대상보다 더욱 중요하다는 점에서 오직 심식만이 있을 뿐 대상은 정해져 있지 않다는 의미로 유식무경(唯識無境), 만법유식(萬法唯識)으로 설명한다. 대상이 없다는 것은 실지로 눈앞에 보이고 있는 사물이나 인식되고 있는 정신적인 작용의 대상이 없다는 것을 설명하기 위한 것이 목표가 아니다. 대상이 없다는 것은 대상의 실질적인 존재나 작용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들이 인식하는 그대로 현존(現存)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해석해야 한다.
 대상은 그 자체로 정해져 있지 않으며, 심식의 인식작용에 의해서 다르게 인식되기 때문에 정해진 대상은 없고, 인식되어 지는 것만이 있을 뿐이라는 의미이다. 이런 점에서 유식무경(唯識無境)은 심식이 대상을 인식할 때, 본래의 그 대상과 심식에 의하여 인식되어지는 결과로서의 대상은 서로 다르다는 점에서, 심식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입장에서 설명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