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총지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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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법문 | 인연법과 인과법을 깨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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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총지종 작성일19-12-05 00:34 조회1,228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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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법과 인과법을 깨쳐야

 

불교란 무엇일까요? 라고 물어보면 대답하는 사람이 별로 없을 것입니다. 불교란 부처님의 가르침을 배우는 것입니다. 그러면 부처님의 가르침이란 무엇일까요? 부처님의 근본적인 가르침은 인연법과 인과법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모두가 인연의 소치입니다. 부모와 자식, 형제자매, 이웃사촌 모든 것이 전생부터 인연의 끈을 통해 이생에서 인연을 맺고 살아가는 것입니다. 수행하면서 인연법을 곰곰이 묵상해가면 참 오묘하고 신기함을 감지할 수 있습니다. 오히려 나와 가장 가까운 사람 때문에 힘들고 괴로울 때가 많습니다. 그것은 가까운 사람일수록 나와 전생에 악연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악연의 실타래를 풀 수 있는 방법은 내가 먼저 지심으로 참회하는 것 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상대방만 탓합니다.

상대방의 잘못으로 인해 내가 괴롭고 힘들다고 합니다.

상대방이 없으면 더 행복하고 편안하게 살아갈 텐데하고 내심으로 바라기도 합니다. 세상사 모든 것은 나의 업()에 의해 현재의 고통이 만들어지고, 힘든 나날을 보내게 됩니다.

우리가 불공하는 목적은 나의 업장(業障)을 소멸하기 위함입니다. 그러면 업장을 소멸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그것은 지심으로 참회하는 길 밖에 없습니다. 눈물, 콧물을 흘리며 참회하다보면 업장은 부지불식간에 소멸됩니다.

청담스님의 일화를 소개해 보겠습니다. 한 거사가 조계사에서 수행을 하고 있었습니다. 군대에서 대령으로 재직하고 있었는데 결혼을 하게 되었습니다. 부인은 현모양처로 얼굴도 예쁘고, 마음씨도 너무 너무 아름다워서 부러울 것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밤이 되면 부인이 무섭다는 생각이 문득 들어 결국 각방을 쓰게 되었습니다. 이런 일이 반복되다 보니 한편으로 아름답고 예쁜 부인을 안아보는 것이 소원이 되었습니다.

 

타인에게 자신의 사생활을 말할 수 없는 상황이라 고민하다가 청담스님께 용기를 내어 이야기하였습니다. 청담스님께서는 부인과 전생의 악연이 있기 때문이니 부인에게 참회를 해야 합니다. 참회하는 방법으로 49일 동안 부인이 자고 있는 방에 매일 108배를 하세요.”라고 비법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거사는 잘못이 없는데 부인에게 108배를 한다는 것이 이해하기 힘들었습니다. 할까, 말까 매번 방 앞에서 서성이다 그래도 큰 스님께서 말씀하셨으니 해야지 하고 49일 동안 부인을 향해 108배를 하였습니다. 108배를 하다 보니 자신의 처지가 참 처량하기만 하고, 후회스러워 눈물을 흘리며 108배를 하였습니다.

49일 마지막 날 눈물을 흘리며 108배를 하고 있는데 부인은 분명히 잠을 자고 있는 것 같은데 방에서 이제 됐다, 그만해라하는 목소리가 들리더니 다음날부터 부인에 대한 무서움이 사라지고 아들 둘, 딸 둘과 함께 행복한 가정을 이루며 살게 되었답니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누구와 어떤 인연을 맺는가에 따라 그 결실이 달라지게 됩니다. 따라서 인연을 잘 맺어야 합니다. 주변의 모든 사람들과 상황들은 자신과 깊은 인연으로 맺어진 결과이므로 만나는 사람들마다 정성을 다하고 마음을 바르게 쓰며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은 인연으로 펼쳐지므로 해탈하기 위해서는 부처님과의 인연은 필수적입니다. 그러므로 인연 중에서 가장 소중한 인연이 부처님과 불법(佛法)을 만나는 것이고. 부처님의 말씀을 믿고 실천하여 궁극에는 삼세의 인연을 모두 청산하고 인연법에서 벗어나 모든 괴로움을 소멸하는 것입니다.

주변의 모든 사람들과 상황들은 자신과 깊은 인연으로 맺어진 결과입니다. 따라서 만나는 사람들마다 지극정성을 다하고 마음을 바르게 쓰며 부처님 말씀을 실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고통과 어려움이 닥치면 자신이 지은 업보로 생각하고 아무리 밉고 힘들고 원망스러워도 악행을 하지 않고 부처님 말씀을 실천하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삼세의 인연을 모두 청산하고 인연에서 완전히 벗어나기 위해서는 마음 그 자체도 공()함을 깨쳐야 합니다. 마음을 아무리 닦아도 마음은 청정해질 뿐 마음이 없어지지는 않습니다. 그러므로 싫은 것이 오면 괴롭고 좋은 것이 오면 즐거운 마음이 일어납니다. 마음이 있는 한, 외부에 따라 작용이 일어나지 않을 수 없으므로 인연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마음이 없으면 삼세도 없으므로 마음에서 벗어나면 곧 삼세를 청산하는 것입니다. 마음에 따라 일희일비(一喜一悲)하는 삶은 근본적으로 고통이며, 마음은 실체가 없는 허상이며, 마음 그 어디에도 라고 할 만한 것이 없다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믿고 응무소주이생기심(應無所主 而生其心), ‘응당 머무는 바 없이 마음을 내라는 금강경의 핵심 가르침으로, 허공의 구름이 어떤 곳에도 머무는 바 없이 일어났다가 사라지듯이 우리의 마음도 그와 같은 것입니다. 생각이 일어났을 때 그 일어난 근본을 돌이켜 보면 머무른 바 없습니다.

 

이 같은 실천을 통하여 마음에 있는 모든 인식이 소멸되면 청정한 마음을 얻게 되고, 그 마음을 통해 진여자성(眞如自性)을 깨달으면 마음마저 벗어나 모든 인연에서 벗어나게 됩니다.

인연법에서 벗어나면 주변의 사람들과 어떤 인과(因果)로 얽혀 있고 미래에 어떤 인과가 기다리고 있는지를 모두 알게 됩니다. 즉 내일 만날 사람이 누구이고 왜 만나야 하는지, 어떤 인과가 맺어져 있는 지를 확연히 알게 되므로 줄 것은 주고, 받을 것은 받으면서 인연 따라 자유롭게 살 수 있습니다. 이처럼 인연 따라 살지만 이미 인연이 공()한 것임을 깨달았기 때문에 인연에서 벗어나 있으며 아무리 많은 사람과 만나도 더 이상 인연이 맺어지지 않습니다. 또한 우주가 생겨나고 소멸되는 과정과 만물이 창조되는 시작과 소멸하는 끝을 확연히 알 수 있으며, 우주가 중중무진연기(重重無盡緣起)로 펼쳐짐을 모두 알게 됩니다.

이렇게 우주를 한 눈에 볼 수 있을 때 비로소 모든 괴로움을 여윌 수 있으며 삼세의 인연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대 자유, 해탈의 경지에 이르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