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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삼한담 | 통일불사 불교에 답있다… ‘마음 천도재’ 준비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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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총지종 작성일18-07-20 10:32 조회2,079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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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지종보 223

 

역삼한담.

 

통일불사 불교에 답있다… ‘마음 천도재’ 준비부터


 

각 사찰별 포교 비전 세우자”, 포교 기금 마련 급선무

한국근대화 과정서 이웃종교 보다 부족했던 교훈 상기해야

 

2018427일 남북한 정상이 판문점서 만났다. 이 자리에서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이 발표됐다. 역사적인 순간이었던 만큼 전 세계로 생중계되면서, 세계인의 이목이 판문점에 집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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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남북정상회담은 평화, 새로운 시작이라는 메시지를 다양한 방식으로 풀어내고자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오랜 관계 단절을 풀기 위한 남북한 예술단 공연으로 통일의 봄을 기다리는 절절한 마음을 표현했다. 판문점 선언은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핵 없는 한반도를 실현한다는 공동의 목표를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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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관계 경색으로 지난 수년동안 중단된 불교계의 교류 협력도 다시 시작될 것으로 기대된다. 따라서 불교계는 발빠르게 변화된 환경에 맞춰 북한과의 교류협력 틀을 재정비해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우리는 분단으로 인한 상처들을 어루만지고 치유하는 마음의 천도재를 다양한 방식으로 만들어 가야 한다. 불교계가 보다 적극적으로 한반도서 적대적 대결을 청산하고 평화롭고 자비로운 세상을 서원하는 마음들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열린 마음의 장을 마련해야 한다. 이를 통해서 불자들이 마음의 봄을 맞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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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계가 우리 민족이 둘이 아닌 하나라는 불법의 가르침으로 한반도 구성원의 마음을 하나로 화합시키고 연결해야 한다. 이 땅에 평화를 만들어가겠다는 정성스런 마음들이 하나로 모아지면 분명히 부처님도 감동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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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우리 불교계는 문화복지분야에 주목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북한 지역도 도심사찰보다 산중 사찰이 많은 것으로 전해진다. 그래서 사찰서 포교하기보다는 오히려 불교문화원과 같은 형태로 접근하는 것이 북한 주민들에게 불교가 더 친숙하고 긴밀하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처음부터 종교활동을 내세우기보다는 문화활동으로 북한 주민들이 자연스럽게 다가올 수 있도록 하는 전략이 필요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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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우리 불교계에서는 의료와 교육 분야 진출을 활발히 해야 한다. 의료분야는 동국대 의료원의 인프라가 활용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기반으로 평양에 불교병원 건립을 장기 목표로 추진할 만하다. 하지만 종단을 초월해 기금을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금이라도 확고한 의지로 기금 조성 등에 드라이브를 걸어야 한다. 평화 정착은 남과 북이 하나의 시장, 사람과 물자가 오가는 한반도 생활공동체가 됨을 의미한다. 불자 대중들의 작은 관심 하나 하나가 이 땅에 평화를 정착하고 새로운 한반도를 만드는데 힘이 된다.


정세변화가 급격히 이뤄지면 통일 한국까지 염두에 둔 계획 하에 불교계가 움직여야 한다. 평화체제가 공고해지고 서로 자치를 인정하는 체계에서 지금보다 다양한 사업이 진행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인도적 지원은 사실상 가장 기본적인 생존을 위한 도움이었다면, 이제는 북한 주민 생활의 질을 높이는 과정서 이들을 불자로 끌어 올 수 있어야 한다. 북한 사회에서 불교의 위상이 자연스럽게 높아질 수 있는 사업도 병행해야 할 것이다.


북한 지역서 이뤄지는 사업들은 하루 아침에 실현될 수 없다. 사전에 다양한 협력 관계를 다져야 가능하다. 지금부터라도 기반을 다지는데 노력해야 한다. 그러려면 우선 원력 있는 스님들부터 한데 뭉쳐 단기적으로는 사찰별로 개성 포교당 건립’ ‘마하연 복원등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하고 이를 신도대중과 공유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 불교계는 한국 근대화 과정서 불교계가 개신교에 밀려 실기(失期)’한 역사를 교훈으로 삼아 북한 개방 국면에서 이웃종교계에 비해 한템포 먼저 움직여야 한다. 이웃종교에 비해 미약한 도심포교, 청년층에 대한 뒤늦은 접근 등 한국근대화 과정서 불교계가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노력을 그대로 반복해서는 안될 것이다. 이제 우리 불교계도 예전보다 인프라와 힘을 많이 갖췄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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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불교신문 김주일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