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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세계불교도우회(WFB) 참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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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152호 발행인 지성[이기식] 발간일 2012-07-04 신문면수 5면 카테고리 설법 / WFB 참관기 서브카테고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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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18-06-06 08:13 조회 2,364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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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세계불교도우회(WFB) 참관기
정치적 갈등을 넘어 화합의 장이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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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에서 열리는 제26회 WFB(세계불교도우의회) 대회에 다녀왔다. 대회조직위로부터 환경포럼 사회와 학술포럼 조직하는 일을 맡았기 때문이다. 1950년에 설립된 8는 불교계 국제대회 중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대회인만큼 내가 맡은 일 외에도 여러 가지 기대를 하고 대회에 참가하였다. 환경포럼은 개회식 하루전인 11일에 먼저 개최되었다.

도법스님과 태국의 잔타세토 스님이 발표자였다. 도법스님은 한국 불교환경운동을 대표하는 분이고, 잔타세토 스님은 태국의 아쇼케 공동체를 대표해서 온 분이다. 아쇼케 공동체는 총지종에서 주관해 온 국제재가불교지도자대화에 두 번 참석한 적이 느쩌는 수위다 교수가 소속되어 있는 단체이기도 

하다. 아직 WFB 참석자들이 모두 도착하기 전이라 발표장 청중은 많지 않았으나, 한국과 태국에서 직접 환경 운동을 이끌고 있는 두 스님은 주제발표문 뿐 아니라 각기 동영상과 사진들을 통하여 청중들에게 환경운동의 구체적인 모습을 보여 주었다. 북방불교와 남방불교의 대표적인 환경운동가인 두 스님의 실천적인 모습과 함께 두 스님 모두 농업에서 환경문제의 대안을 찾고 있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포럼이 진행되는 3시간 동안 청중들 모두 진지하게 경청하였으며 좋은 반응을 보였다.

12일에는 여수 시내 흥국체육관에서 열린 개회식에 참가하였다. 개회식장은 수백 명의 대회 참석자와 수천 명의 청중들로 꽉 차 있었다.

개회식장 밖은 자원봉사자와 체육관 밖에서 있을 점등식 및 공연을 보기 위한 수많은 불자들 및 일반 관람객으로 자못 축제분위기가 나고 있었다. 국내와 불교 지도자들, 그리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축사와 대통령의 영상 메세지, 지역 정치인들의 축하메시지 등이 이어졌으며, 의식과 축하 공연 등으로 개회식은 자못 성대하였다. 적어도 외관상으로는 그랬다.

하지만 우리는 모르고 있었지만 이미 대회는 티벳 대표단과 중국 대표단 사이의 불상사로 파행이 일어난 상태였다. 그런데 개회식이 있는 이날 오전에 개최된 대표자회의에서 중국 대표단의 거부로 티벳 대표단이 회의장에서 쫓겨 나왔으며, 개회식에서는 미리 와 앉아있던 티벳 대표단을 보고 중국대표단이 호텔로 돌아가버렸다.

13일 오전에는 학술포럼에 참가하였다. 첫 발표자는 샌디에이고 대학 종교학의 카르마 렉세 쏘모 박사였다. 사캬디타 세계여성불자협회의 공동창립자이기도 한 그는 “현대문화 속에서의 불교”라는 주제로 세계적인 종교가 된 불교가 향후 서구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를 제시했다. 그는 “더 이상 아시아의 종교가 아닌 불교가 세계적인 종교로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중국, 티베트, 일본, 미얀마, 베트남의 각 불교 종파들이 자신들만의 불교적 해석이 옳다는 좁은 시각을 버려야 하며 대규모 불사보다는 경제, 환경, 어린이 등을 돕는 사호참여가 우선 되어야 함”을 역설했다.

두 번째 발표자는 브라이언 빅토리아교수였다. 그는 안디옥대학 일본 연구학 교수로 재임하고 있으며, 국제불교연구 교류협회와 혁신적인 불교지 (레바논 불교학회) 멤버이기도 하다. 그가 1997년에 출간한『전쟁과 선』은 일본 불교가 제국주의 침략 전쟁에 협조한 것을 폭로하고 있는데, 이는 당시 일본 및 서구 불교계에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켰으며, 일본 불교계의 공식적인 반성을 발표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그는 “불교가 현대세계에 미친 어두운 일면에서 배우다-스즈키의 일본 제국 군대 장교들에게 한 연설”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했다. 일본의 선을 서구에 널린 것으로 유명한 스즈키 스님이 일본의 제국주의 전쟁을 옹호했다는 점을 지적함으로써 그 동안 서구에 전파된'일본불교의 신화를 해체하고, 반성적인 평가를 한 셈이다.

마지막으로 오하이오 감리교 신학대학, 종교 및 종교간 관계학 스노우던 석좌 교수인 폴 데이, 눔리치 교수가 발표를 했다.

그의 주제는 “미국 역사 및 문화에 미친 불교의 영향”이었다. 그는 현재 미국의 불교 신자는 4백만 정도로 추산 되고 있으며 이들의 사상이 대중문화와 종교문화는 물론 정신건강과 과학, 윤리, 교육에 미치는 영향은 지대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그 영향력의 구체적인 면면을 살폈는데, 수적인 면에서는 불교도는 이슬람보다 적지만 문화적 영향 면에서는 이슬람을 능가한다고 결론 내렸다.

포럼이 끝낱 후 포럼 참가자들과 점심을 먹으면서 중국대표단과 티벳대표단 갈등 문제를 화재로 삼았다. 통상 학술 포럼 후에 발표자간에 포럼에서 오갔던 말들을 다시 되새기곤 하지만 이번 WFB의 대화 소재는 중국 측의 태도와 이에 대해 불교인들의 입장이 어떠해야 할 것이냐 하는 것이었다. 모두들 중국 측의 처사는 도저히 불교도들로서는 있을 수 없는 처사이며, WFB도 이런 일을 용인해서는 안된다는 것이었다.

중국과 티벳의 관계는 불교계의 큰 숙제이다. 불교인들로서는 명분상으로보면 다람살라를 옹호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중국의 입장을 무시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 불교계는 오래 전부터 달라이라마를 초청하고 싶어 했지만 중국 정부의 눈치를 보는 한국 정부 탓에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한국 정부 탓으로 돌릴 수도 있지만 실상은 한국 불교계가 현실과 타협한 것이다.

한국 불교인들이 달라이라마 초청에 정말로 큰 의지를 가지고 있다면 어떻게 그 동안 달라이라마에계 비자를 발급하지 않는 한국 정부에 대해 대대적인 항의 한번 하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 그런 면에서 이번에 대회 한국 본부에서 달라이라마의 최측근인 삼동 린포체와 페마 친조르 중앙티베트 행정부 종교문화성 장관을 초청한 것은 고무적인 일이었다.

그런데 본부 측에서 지나치게 중국 측의 눈치를 보고 있다. 중국 측의 개회식 참가 거부를 문제삼기는 커녕 대회가 끝나기도 전에 회장과 사무총장이 태국으로 돌아가버렸다. 중국측이 대회를 거부한 것과 행동 통일을 한 셈이다.

세계불교도우의 회는 불교인들간의 우의를 다지기 위한 대회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번 대회는 우의를 다지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 갈등을 확인하는 대회가 되어버렸다. 앞으로 불교인들은 중국과 티벳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지 않고서는 국제적 관계에서 미래를 향해 나아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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